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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심산유곡의 독거노인


로키산에 머문 1주일- 중간 한나절을 할애해 잭토마스란 분의 통나무집을 찾아갔습니다. 


 

평지의 은둔자로서 산중의 은둔생활도 엿볼 겸 

혹시 그분이 필요없어진 캠퍼밴을 우리가 살까하는 생각도 있고해서. 



캐스케이드를 지나 우드랜드를 거쳐 기암괴석 사이로 이어지는 산길을 두어시간 운전해야 했습니다. 중간 중간 내리막 경사가 얼마나 심한지 나중엔 브레이크 과열이 우려돼 계속 엔진브레이크를  걸고 내려갔다는....




그리고 하이웨이를 벗어나 꼬불거리는 좁은 비포장 산길을 또 한참.... 



잭은 록키산 깊은 곳에 통나무집 짓고, 혼자 아니  변견-쉬나우저-한마리를 모시고 단둘이 삽니다.  

월남전 베테런(베테랑)으로 체구가 거의 거인입니다.  


미국개들이 보통 다 순해 빠졌는데 요놈은 우릴보고 어찌나 짖어대는지... 인적 드문데 살아선가, 아님 동양인이 보신탕먹는단 소릴 들어선가.... 결국 할아버지가 묶어 놓았습니다. 짜식 쌤통이다. 



바로 잭 할아버지의 캠퍼를 시운전해 보았습니다. 비포장 산길에서. 


멜쎄데스 벤츠 엔진을 단 닷지스프린터 카고밴을 기반으로 캐나다 플레져웨이사가 캠핑카로 용도변경 제작한 럭셔리 클래스B 캠퍼입니다. 


연전에 부의 상징 독일 다임러의 멜쎄데쓰벤츠와 닷지트럭로 대표되는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하며 화려한 결혼식을 올린 일을 기억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얼마안가 온갖 스캔들만 양산한채 피터지게 부부싸움만 하다가 2007년도인가 8년도에 결별하고 말았었지요 아마. 벤츠의 고급이미지와 크라이슬러의 대중적 어필을 버무려 보려다 그 반대의 결과가 나면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투자원금을 거의 다 날려먹고 말았지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녀석은 그 북새통 속에 탄생한, 콩가루 집안의 기형아인 셈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어쨌든 전문 알비어들 간에 일반적으로 인기가 아주 높습니다. 비싸서 그렇지 누구나 갖고 싶어합니다. 고장 잘 안나고 끄는 힘 좋고 갤런당 20마일( 빈차로라면) 가까이 가는 경제적인 멜쎄데쓰 명품 디젤엔진의 매력 때문입니다. 코치빌트형에 비해 작아서 로칼주행이 편하고 파킹도 거의 아무데나 할 수 있습니다. 하여 거추장스럽게 꽁무니에 로칼용 세칸카를 따로 끌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이야깁니다.   


그러나 우리 같이 내부 공간이 거의 집과 같이 널널한 클래스A 모토홈에 이미 스포일된 훌타임알비어들 fulltime rvers에겐 적합하지 않을 듯 합니다.  역시 내부가 너무 협소해서 답답한 느낌을 줍니다. 아무래도 베케이션용이지 우리같은 전업여행자를 위한 주거용은 아닙니다. 

그래서 탐은 나지만 차는 그냥 패스....하기로. 


탄탄하게 잘지은 잭의 통나무집. 과거 라켄뷰 Lachenview 우리가 살던 호변목가와 외양의 기본구조가 비슷했습니다. 


'노인네가 성격도 유별나지, 이런 첩첩산속에 혼자 살다 급환이라도 나시면 어쩌려고...'.  

우린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골아픈 속세를 등지고 호연지기를 구가하는 그의 평화로운 나홀로 말년이 살짝 부럽기도 하더군요. 



베이스캠프로 돌아 오는 길.  연속극 초원의 집 (the little house on the prairie)이 생각나는 벌판이 나왔습니다. 다리도 펼겸 파크레인저 차림으로 너른 벌판을 가로 질러 보았습니다. 서부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로변에 뜽금없이 뒷간이 한채. 자연적으로 변을 썩혀 없애는 친환경시스템이었습니다. 


 

자, 이제 잠시 쉬었다가 내셔날파크의 관문인 에스테트팍을 향해 북상합니다.  (Jun'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