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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굴러가다 차세우니 거기가 우리집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밴쿠버 잠행기   

비씨(BC 브리티시컬럼비아)들어와서 벌써 네째날.  

그간의 여독이 쌓였나, 
어제 찬바람 쎄며 자전거로 스탠리팍 두바퀴 무리했나, 
아님 그대 말대로 너무 이것저것 먹어대서인가,  

갑자기 점심 후부터 원인모를 졸음과 피곤이 엄습, 

금강산 구경이고 뭐고 
가다말고 아무 산동네(노쓰 밴쿠버)에나 잠수함을 대충 정박. 

원래 찾아가던 관광명소 
서스펜션 브릿지에는 우린 20년전 가본데니까 뭐, 핑계로 
썬 만 혼자 보내고-그 바람에 캐나다달라 60불 굳히고(그나저나 무슨놈의 흔들다리 건너는 
통행세가 두당 30불!!! 넘했다. 칼만 안들었네.)  

졸립고 피곤한 로변철 내외는 
알비팍 찾고 세이프하버 확보하고 머하고 할 기력도 없어 
그냥 오늘도 아무데나 대충 닻내리고 대충 퍼지기로. 

그래서 첫 눈에 띤 오늘의 세이프하버가 바로 요 성당 옆.  
 

▣ 신부님이 안계셔서 인사도 못드리고....물도 못얻었지만 

이래뵈도 멀리 강(바다?)건너 밴쿠버 다운타운의 마천루와 멋진 구름다리 야경이 
창너머로 휘황하게 굽어보이는 명당자리...에서 다리 쭉 뻗고 1박.  

초저녁에 동네 한바퀴 산책도 하고 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일찌감치 업어가도 모르게 
푹 잘 잤는데....
이튿날 꼭두새벽 주변이 웅성대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잠망경을 올리고 물위의 동정을 살피니 
윽, 새벽미사 나온 성도분들이 주변에 빼곡히 차들을 세우시며 분주히 오가시는 중...

그때 귀전에 날아든 그중 한분의 중얼거림에, 
선잠 깬 노숙자 로변철옹, 혼자 이불속에서 피식 웃었다는 이야기. 

"오우, 누가 오늘 버스몰고 미사에 나오셨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