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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이동생활자, 초극단 미니멀리스트 (...그러니까 한마디로? 노숙자 ㅋㅋㅋ ) 로변철의 나홀로공화국건설 프로젝트
로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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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변철의 평범한 일상

오늘은.... 2011. 6. 25. 07:22 Posted by 길가의 견변 철학자 로변철
홈리스의 풍요한 삶을 꿈꾸는 로변철- 나 요즘 이러구 산다우.  

하품나게 지루하고 밋밋했던 6월 어느날-어반서브마린의 시간죽이기 항해일지입니다.  
이틀 동안 약 200 마일거리를 항해,,,,라기 보단 부초처럼 그냥 이리저리 떠다녔습니다. 
바람부는 대로, 내 마음 흐르는데로.... 

여기가 홈리스 로변철이 면벽수행 중인 '토굴'. 발 전, 정박 중인 잠수정 레드불의 꽁무니에 헤치를 열고 앉아 사진이나 한장 박고. 

아래 장소가 조만간 큰 잠수함을 사면 박아두려고 생각 중인 동굴 옆의 세이프하버safe harbor. 천연의 요새... 

  

지금의 잠수정-레드불. 적당한 섭마린을 물색하는 동안 임시사용 중. 변철 옵하와는 13년지기인 링컨네비게이터. 5.4리터 240마력의 쓸데없는 괴력을 자랑하는....물먹는 하마. 10 mile/gallon 

왕년에는 인기차종 중 하나여서 원래는 집사람 차로 사준 건데 이른바 '싸카맘스 밴' 역할을 십년 간 충실히 수행 했지요. 이후 애들이 자라 이젠 지들 차들을 운전하면서 최근엔 주로 그라지에 쳐박혀 졸고 있던 놈.  


AMISH


대포동 폭포cannon falls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가파른 등마루길. 

와잇테일 디어의 출몰이 잦은 곳. 이 부근을 우린 언제부턴가 '노루목'이라 부릅니다.


하이웨이를 벗어나 카운티로드로 접어드니 다니는 차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애미쉬 Amish교도의 마차- 얼른 차를 세우고 사진 한장 건졌습니다.    



모든 물질문명을 거부하고 자동차도 전기도 없이 모든 걸 손으로 하는 집단농장을 이루고 사는 이들. 독일에서 이민온지 몇세대가 지났건만 아직 이들의 독일어같은 18세기 영어는 알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일찌기 폐쇄논리의 미궁 속에서 양육받은 성장배경 때문일까, 변철옵하는 이들을 만날때마다 어쩐지 애틋한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목장길 타고 평야를 가로 지르는데 부슬비마저 처량하게 내리니 더 쓸쓸합니다. 이대로 홀연히 지구옥(獄)에서 탈출하고 싶은 기분에 문득 휩싸였던...지나치게 평화롭다보니....그래서 좀 멜랑콜리한 빗길 주행.... 


LAKEVILLE


첫 기착지는 북쪽으로 60마일을 달려 다다른 호(湖)촌 라이브동굴.   

전에 자주 와 본 곳인데도 다 와서 좀 헤맸습니다. 나이드니 길 눈도 예전 같질 않습니다. 
오픈스페이스 단층빌딩으로 루랄시티꺼보단 훨씬 규모가 작지만 아늑한 분위기. 낫 배드. 

이런 쾌적한 나홀로 밀폐동굴을 한나절 거저 쓸 수 있습니다. 공짜 전기, 인터넷에 냉방완비....호촌거주자(tax payer)도 아닌데,,,, 약간 황송했습니다. 

로스한다는 안내방송 듣고 쫓겨날 때까지 4시간 면벽-공부빨이 좀 올라서 진도 많이 나갔습니다.  

호촌은 깔끔하고 세련된, 전형적인 중산층 베드타운-주거지역입니다. 여길 지날때마다 구십년대초 한동안 살았던, 남캘리포냐의  라구나니구엘 근처 크라운밸리 길-그때는 새동네-가 어쩐지 연상됩니다. 인구 5-6만에 코케이시언caucasian 인구비율이 95%가 넘는데 라티노, 아시안 이민자가 폭증하는 미국에서 이런 백색의 도시는 이제 점차 멸종되어 간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고보면 로변철과는 큰 인연이 될 뻔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약 4-5년전 쯤, 아직 세속의 영달을 쫓던 때, 바로 이곳에 커머셜 프로퍼티를 하나를 매입하려 했었습니다. 시에서 직영 리커스토아를 하던 곳, 교차로 상에 요지에 작은 상업용독립건물이 매물로 나온 겁니다. 아직도 과거 금주법의 잔재인지 모릅니다. 미국의 중서부, 일부 보수적인 동네에서는 리커를 시에서 직영하는 매장에서만 파는 공산당같은 동네가 지금도 있습니다. 


여튼 그걸 은행돈으로 매입 해 세를 놓거나 용도변경해 매장으로 사용하자는 야무진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님 장례식으로 잠시 진행을 미루고 서울 다녀오는그 사이를 못참고 나보다 큰 거 한장을 더 얹어 제시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토박이 개발업자에게 밀린 겁니다. 한동안 어찌나 아깝고 속상하던지....


하지만 그 후 경기가 급격히 기울고 커머셜 프로퍼티마켓이 죽을 쑤기 시작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때 성사가 안된게 오히려 다행이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만약 성공적 투자였다해도 그걸 샀었다면 지금의 이 '무한자유'를 누리지 못했을 것 아닙니까, 

아버님이 막판까지 내 인생 도와주고 가신 셈입니다.  

이 사진은 호촌이 아니고 거기서 보이는 인접, 안드로메다시의 스카이라인.
(호촌 읍네 사진은 잘 안 나와서 날려 버리고 이걸로 대체)

아침은 주스 한잔, 점심도 물 한병으로 대신했더니 기운이 영 없습니다. 

라이브동굴 수행 후 마음의 평정을 어느정도 회복하긴 했지만 
입맛은 여전히 없습니다.  

지갑 속에 화폐들이 숨막혀 죽겠다, 바람 좀 쐬자 아우성치면 뭐하나요.
내 마음이 지하토굴에 콕 박혀 나올 생각이 없는데

해서 대충 비상식량으로 한끼 떼우기로 합니다. 근데 이런, 포크가 어딜갔지? 늘 휴대하는 아미나이프마저 못찾겠네....젠장할, 걍 손가락으로.... 

눈물나는 홈리스 로변철의 처량한 저녁식탁. 이렇게 대충 살면 돈 들일없으니 굳이 동냥깡통도 필요 없을것 같네요. 


MALL OF AMERICA

이제 하루 정진과 저녁공양도 마쳤으니 케이브맨, 라이브맨에 이어서 화려한(?) 몰맨 로변철로 변신할 시간입니다. 돛을 올리고 저녁노을을 보며 20마일 정도 북상. 한지붕 아래 시장통을 백개쯤 모아 놓은 '메가몰'로 가기로 했습니다.

여긴 불천 뿐 아니라 전 지구별적으로 유명한데지요.  
아글아글대는 소음이 시끄러워서 난 좀 별롭니다. 그래도 가면 
걷기운동하면서 온갖 잡족 인간군상들의 다양한 양태를 앉아서 두루 구경하며 마주치는 인연들과 한두마디 덕담을 나누기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 이 날, 좀 일찍 노망난 변철오빠의 심심풀이 땅콩이 되어준 피해자들* 

반스앤노블스 책방의 털복숭이 점원, 브리아나Brianna란 네임텍을 가슴에 붙이고 디스커버리에서 발맛사지기 팔다 나한테 붙잡혔던 금발 처녀, 또 한명, 애플 매장 도우미 중국계 여학생-외양이나 말투가 꼭 우리 딸네미를 연상시킨...아, 그리고 덩치 큰 시큐리티가드 청년. 이 친구에겐 이 큰 장터에 고객을 위한 별도의 후리와이화이존free WiFi zone 공간이 없다는게 말이되느냐 한참을 성토....하다 생각하니, 이 친구가 뭔 잘못/힘이 있다고 내가 얘를 붙잡고 이러구있지...

그러고나서, 

오늘 택한 저녁 운동은 계단 오르내리기. 5층을 세 번 하니 땀이 제법 납니다.  
하체단련으루다가 이 만큼 좋은 운동도 없지요. 비싼 바이애그라를 왜들 자시는지.  

근데, 혹 시큐리티오피스 감시카메라에 포착됐다면? 이거 왠 맛이 간 풀방구리 짱께 아쩌씬가 했을 듯.   



요기가 간밤에  로변철씨가 사망했던 곳. 아니 모텔말고... 저기 그 집 파킹랏 나무 밑. 
한적해도 대로변이라 소음이 좀 바더가 됐지만 의외로 새벽 부활시까지 한번도 안깼네요.
  



 

다음날-동트고 페리스코프periscope를 올려 주변 동태를 살피니 24시간 샘월튼씨네 잡화상이 바로 건너편에 보입니다. 파킹랏 외진구석에 분닥커boondock 동지들-레드넥redneck 모토홈도 몇대 보입니다. 비도 오락가락하고, 아침운동은 실내 18만 스퀘아(매니저한테 사이즈를 물어봄)진열통로 산책으로 대신합니다. 때맞춰 변의도 느껴져 넘버2 까지 시원하게 해결. 

시설물 이용했으니 예의상 매상 좀 올려 줄겸 오늘 항해를 위한 식량 구매를 여기서 합니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햇님이 파킹랏 너머 고개를 내밀고,  

공부할게 많아 적당한 면벽장소를 찾는데 라이브 토굴은 일요일이라 당연 문 연데가 없네요. 별다방, 물소다방은 산만해서 별로 안땡기고. 그 핑계로 오늘은 땡땡이 치기로 

자 그럼 오늘은 어디로 방향키를 돌리나, 

어쩐지 내 마음엔 남동풍이 일기 시작하지만 한편 이대로 국경Canadian border까지 북상할까?하는 생각도 살짝 일어납니다.오라는데는 없어도 갈 곳은 많습니다. 

이상 국제백수 로변철의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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