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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은하수를 항해하는 법




며칠전 지나가다 브로드웨이변 중고차 야드에서 이 이 고철 섭마린을 발견, 급브레이크를 잡았다. 옛친구의 히피밴이 생각나서다. 
모토홈  대륙횡단 중 만났던 타드와 에밀리. 





들은 원래 기타 하나 달랑에고 화물열차와 히치하이킹으로 이 도시 저 도시 떠돌던 호보였다.  가출소녀 에밀리를 만난 후 타드는 마음 잡고(?)열심히 마리화나를 팔았다. 거기다 길거리 기타연주로 모은 돈을 보태 내집장만한게 바로 이렇게 생긴 잠수함이었다.  
그날 그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자 이제부터 은하수 속으로 끝없는 항해를 시작하는 거야. 
 
그 무렵 에밀리 배가 많이 불러 있었는데 
지금쯤 세사람은 은하수 어디쯤을 항해하고 있을까.

타드가 유행가를 흉내내 입버릇 처럼 하던 말.  
대마초 없인 음악이 안돼. 한번 빨아줘야 내면의 나를 만날 수 있거든. 

Music and herb go together. When you smoke herb it reveals you to yourself. 


윈드쉴드엔 2,500불 딱지가 붙어 있었다.
제대로 시동이나 걸리려나.   

속은 모르지만 겉은, 늙어도 곱게 늙은 편이긴 한데. 
이걸 사다가 제우스Zeus(로변철의 단골 매캐닉) 한테
새 엔진을 앉혀 달랠까. 


안을 들여다보니 한동안 누군가의 이동수단 겸 요긴한 집구석이 되어 주었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문득 이게 정말 타드와 에밀리의 그때 바로 그 잠수함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려다 혼자 피식웃었다. 
이런,
그게 언제적 얘긴데. 걔들 밴은 그때도 이미 스무살이 넘었었자나.  


그때 배가 불룩한 세일즈퍼슨이 싱글거리며 다가왔다. 

그 밴 정말 멋지지 않아요?

한번 몰아 보시려우? 

아뇨, 걍 구경만 하는 겁니다. 

그가 내미는 키를 마다했다.
 
만약 시동이 제대로 걸리고 그런대로 굴러 가기라도 하면 
이 고철 덩어리를 정말 덤썩 사버릴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