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미국의 슬픈 현실

어제 저녁, 알칸소 주경계를 넘어섰다. 


우리 코리안들에게는 별로 알려 지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을 미국 남부의  깡촌 중 하나. 그저 엘비스프레슬리의 고향인 멤피스, 미국대통령 중  로함장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빌 클린턴이 태어난 리틀락 정도가 떠오르는 곳.  


남행길 중간에 들리려던 Y가, 이런, 토요일이라 일찍 문닫는 것을 깜박했다. 질척 질척 가을비까지 을씨년스레 내린다.  종일 잠수함 안에 갇혀 있자니 답답하다.  최소한 매일 5마일 걷기 만큼은 거르지 않는 우리부부인데 이거 어쩌나.  


인터스테이트 55번으로 남행하다 멤피스로 들어서는 초엽.  40번으로 갈아타는 지점의 월포트수퍼센터에 일시 닻을 내리기로 했다. 주차장에는 남행 중인 스노우버드들의 다른 잠수함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 


매장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Y대신 여기가 우리의 핼쓰크럽이다. 엄청난 넓이의 실내-진열대 아일사이를 와ㅛ다리갔다리 걷다보면 어느새  만보계 앱이 5마일을 넘게된다. 신상품 구경도 하고 장도 보면서 지루하지 않게 운동하는 방법 중 하나. 


그런데 척 들어서는 순간, 

그간 우리가 스쳤던 여느 월포트와 다른게 하나 느껴진다. 사람들의 피부색이다. 


의 70프로 이상이 흑인. 열명 중 백인은 한두명 남짓? 물론 이런 곳일 수록 동양인은 눈씻고 찾아도 없다.  

순간, 새삼 깨닫는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고객이나 점원의  80~90%이상이 코캐시언인 월포트에만 정박해 왔었다는 걸. 


이상하다. 우리가 왜 그랬을까?  흑인이나 라티노를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인종혐오주의자라서? 

아니다. 우린 그저 말그대로 '세이프'하버를 찾아 다녔을 뿐이었다. 


로변철 함장은 오버나잇 정박지를 고를때 일단 구글링과 맵, 시티데이타, 위키피디아.... 등 지역정보 사이트들, 그리고 분닥 알브이어boondock RVer들을 위한 각종 앱 등을 이용해  서식지 주변 생태계 파악에 나선다.  범죄율, 안전도, 청결도를  단계별로 스크리닝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리뷰 등을 참고로 반영해 그날 오버나잇할 곳을  최종 선정하는 것이다. 거주자의 인종비율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헌데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백인종이 집중된 지역만 돌아 다니게 되었던 것이다.  어제는 날도 어둡고 다른 초이스가 없다보니 어쩌다 그냥 스크리닝 없이 눈에 띠는 월포트를 즉흥적으로 선택했던 거고..


여전하다. 미국 어느 주, 어느 도시건  거의 예외가 없다.  자의건 타의건 흑인, 라티노들이 우범지대, 빈민가로 집중된다. 정말 하기 싫은 말이지만, 인종비율과 거주안전,청결도가 비례한다. 이런 차등구조에 언제나 그리고 어떻게 해야 변화가 올 것인가.  


경찰차가 아예 입구에서 불을 번쩍이며 밤새 상주하는, 멤피스 변두리 흑인밀집지역의 월포트를 산책하며 어젯밤 새삼스레 느낀  미국의 슬픈 현실이다.  





'오늘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Family Reunion in Europe  (0) 2015.12.31
텍사스 카우보이  (0) 2015.11.24
세인트 루이스를 떠나며  (0) 2015.11.02
부유한 노예  (2) 2015.10.23
이거 진짜 물건이네! 멋진 캠핑카 "불독"  (0) 201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