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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인트 루이스를 떠나며



아이오아를 두루 돌아 스테이트알브이파크에서 에너지 재충전 후 

다시 도시의 정글로 잠입했다. 


미조리주 세인트루이스. 열흘째 부근의 위성도시들을 부초처럼 떠도는 중.   


비상용 식수통에 오래된 물을 버리고 미조리 약숫물을... 


월포트에 야간정박 중인 세마이 군단.  


보니까 생각외로 살기도 편하고 정이가는 동네다.  

한국사람도 적지 않이들 사시는 모양. 제법 큰 식품점도 있다. 물론 H마트급은 아니지만.  



다만 북동쪽과 강건너 다운타운 동쪽 만큼은  좀 분위기가 살벌한 구역들이 있다. 세인트루이스가 언젠가 미국에서 인구당 살인사건 1위 대도시의 오명을 뒤집어 쓴건 바로 그런 흑인빈민 밀집지역 때문. 


하지만 서울 쪽방촌(지금도 있나?)이나 LA 지저분한 한인타운이나 사우스센트랄, NY 할렘가만 보고 그 도시 전체를 평가할 수 없듯 세인트루이스가 위험한 도시라고 싸잡아 말하는건 실로 어불성설이다. 


나 역시 선입견이 좀 있었다. 과거 스쳐지나다니면서도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도시였다. 

미국역사 속 전설의 개척자들 루이스 앤 클락의 유적지들 말고 그저 생각나는 건 

무지개 형태로 뎅그마니 강상에 걸린 게이트 아치인가 하는 썰렁한 구조물 정도. 


근데 이번에 Missourian으로 잠시나마 숙히 잠입해 살아보니 역시 미국 여느 도시와 다름없다. 

대부분의 서버브 레지덴셜 지역은 한없이 평화롭다. 인심좋고 편리하다.


특히 여기저기 녹지가 많은게 인상적. 가끔 도로표지판에 길 이름만이 아니고 서브라인으로 친절한 안내문구들이 적혀있는 것도 색다르다.   

있는 동안 우스개 비슷하게 이런 소릴 들었다. 세인트 루이스가 살기 좋은 도시로 별로 랭크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이곳 토박이들이 너무 자랑하고 다니면 어중이 떠중이 몰려 들까봐 떠들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내보니 정말 농담 아닌 농담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부근에 널린 개척시대 유적지들을 돌아보며 몇주정도 더 머물고 싶다. 


하지만 여가주저 앉으면 지금 목빼고 우릴 기다리고 있는 텍사스가 얼마나 섭섭해 할 것인가. 

동장군도 곧 따라 내려 올 것이다. 바짓가랭이를 잡는 센루이스를 뿌리치고 오늘 다시 남행길을 재촉한다.  

너무 정들면 떠나기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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