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퀴달린 우리집

또 다시 대륙횡단(7)....황야의 동키호테

우리말로는 뭐라 번역해야지? 석화수림? 아무튼 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란데를 찾아 가던 길이었다. 


북동부 아리조나의 나바호 인디언 지역에 거대한 고목들이 대리석 돌덩이-수정?-으로 온통 변해 버린 엄청난 숲이 있다나 뭐라나...뭔 소린지 모르겠고 믿기지도 않아서 직접가서 두눈으로 확인하러.... 


아직 휴가철이 아니어선가? 아님 너무 무더워서? 물론 우리가 워낙 인적 드문 뒷골목으로만 돌아 다니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하루종일 인간 구경이  쉽지 않던 그날.  

 

공원초입 무료 캠핑지역에서 그들을 만났다. 

변철옵하 못지 않게 맛이 간 동키호테 두명. 원래 "4차원"끼리는 멀리서 서로 뒤꼭지만 봐도 알아보는 법.   


관등성명을 주고 받으니 한사람 늙은 동키는 동부의 노쓰캐롤라이나에서부터 또 한사람 젊은 동키는 워싱턴 디씨로부터....

목적지는 공히 샌프란시스코.  


그런데....타고 온 차는 어디...? 했더니 뭐, 

이 불가마 찜통같은 아리조나 황야를 자전거로 건너는 중이라고....? 


뭘 그리 놀라나? 한 수 가르쳐 줌세.... 

그대에게 자기들이 거쳐온 상세한 라우트와 오지생존 비법을 공유하는 두사람의 동키호테


그들이 타고 온 로시난테에는 사막에서의 생존장비들이 잔뜩....그러니까 불볕의 사막을 쌀배달 자전거에 쌀 한가마를 지고 횡단한다는 격인데....


이걸 미련하다 해야하나 용감하다 해야하나... 

그러더니, 둘은 우리 똘똘이 뒤에 매단 텐덤자전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우린 나중에 이걸 타고....하지만 아리조나는 이런 여름말고 선선한 계절에 룰루랄라 폼나게 지나갈 거라고....

로변철의 '합리적' 대륙횡단계획에 고개를 끄덕이던 늙은 동키호테....하지만....

그의 마지막 일갈에 자칭 자원고행자 로변철은 그만, 싸부님...하며 그만 깨깽 깨갱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는....


뭐, 그거도 좋겠지만 "fight fire with fire"(以熱治熱)도 재밌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