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 무슨 '작년에 왔던 각설이’라고 지난주 블맨님이 재림하셨습니다. 잊을만하면 매년 한번씩 찾아 오시겠단 건지 뭔지. 이번에는 레프트윙-왼쪽 날깨쭉지 밑에 찰거머리같이 달라 붙었습니다.(작년에는 허리였지요) 일주일째인데 겹찔리는 통증이 아주 사람 잡네요.
이번 강림의 특징. 절대 로변철이가 편히 누워 자는 꼴은 보지 못하겠다는 것.
업어져도 보고 자빠져도 보고, 구부려도 보고 이리저리 모로도 누워보고
새우 등으로 팔만 침대 밑으로 늘어져도 보고 벼게도 받쳐보고 척추로 브릿지도 만들어보고….
나중에는 부적까지...
아무튼 관절공학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상상할수 있는 모든 포즈를 다 연출해 본다. 하지만
광의의 "와신(누운자세)" 범주에 들어가는 그 어떤 포즈를 취해도 예외가 없다. 기다렸다는 듯 "요놈 어딜!" 하며 왼팔 전체로 뼈가 부서지는 듯한 칼 통증이 작렬한다. 앉거나 서있을 때보다 두세배의 강도로.
특히 누우려고 또는 도저히 못견뎌 다시 일어나기 위해 자세를 바꾸려고 엉거주춤 할 때의 통증이 장난이 아니다. 콱 찌른 뒤 곱게 안빼고 후벼 파는 듯한, 때로는 루이스빌슬러거 Louisville Slugger로 팔뼈를 한방 맞은 듯한 아픔에 나도 모르게 악!소리가 튀어 나올 정도.
병원가 봐야 시간, 돈 낭비 뻔하다. 그렇다고 푸닥거리로 더 쎈 놈 불러 쫓아 버릴 수도 없고.
결국 일주일을 에누리없이 앉아서 잤다. 이렇게 강제로 면벽수행을 하는 수도 있다.
비몽사몽 수면부족으로 생체리듬이 깨지고 홀몬분비에 혼선이 생기니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디프레션.
하지만 블맨님,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자릿세는 딱 자기 논 만큼은 주고 갈 모양이다.
건강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자숙하라는 경고-사실 요즘 좀 캥기는게 있긴 있었다. 맞아도 싼-
나아가 고통의 지옥에도 숨쉴 틈은 있는 법이니 통증에 맞서려고만 말고 더불어 친구가 되는 길을 찾아 상행성자로 가는 수련의 고삐를 늦추지 말라는 촉구.
더 한발 나아가 고(苦-마굴)는 행(幸-아이힘)의 반대가 아니고 이면(裏面)이자 협력자라는,
우주의 깊은 원리를 잊지 말라는 교훈.
-이런 걸로 이번에도 자기 밥값은 하고 가겠다는 거다.
하여 날개 밑을 후벼파는 야속한 그님이지만 일응 감사한 마음 또한 없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오늘 헌팅턴비치로 피크닉가서..... 일몰 순간 경외감awesome이 일더군요. 그리곤 바로 춥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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