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첫날 밤, 불꽃의 추억
밤 10시에 시작한다는 불꽃놀이를 보러 개천가(미시시피로 이어지는)로 나갔다. 시원하게 잠수함에 앉아서 창 밖으로 폼나게 구경하려 했는데....차 진입 통제!
이 무더위에 폴딩의자까지 낑낑 매고 왕복 2 마일을 넘게 걸었다. 원래 변철오빤 땀이 별로 안나 여름에도 늘 솜털 뽀송뽀송인데 오늘은 줄줄 흐른다.
독립기념일은 우리가족에겐 또 하나의 의미가 있는 날이다.
이십여년전 대서양 건너 처음 케네디공항으로 입국한 바로 다음날, 요란한 따발총 소리에 놀라 밖으로 나와보니 마침 묵었던 시내(NY)호텔 바로 근처에서 수많은 뉴욕시민이 모여 우리의 입국을 축하하는 불꽃놀이를 해 주는게 아닌가!
인디펜던쓰데이고 뭐고는 니들 사정이고 우린 그냥 엿장수맘대로 그게 우릴 위한 화이어웍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무척이나 감격하며 폭탄 터지는 걸 즐겼다.
보통 어느 도시건 동네 화이어웍 하는데 가보면 연휴에 대부분 멀리 휴가 갈 형편이 못돼는 레드넥들이나 막 이민온 사람들이 줄줄이사탕으로 아이들 데리고 공짜구경 하루저녁 떼우려 나온 경우가 90%이기 마련이다. 십대들 몰려 나와 싸움판도 벌어지고....루랄시티도 예외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모기에 물려가면서도 매년은 아니지만 불꽃놀이를 보러 나오는 이유는 아마도 미국입국 첫날밤의 그 감흥을 되씹는 맛 때문일수도.
불꽃놀이하면 또 생각나는게 과거 인터라겐 호변에 살 때. 매년 직접 주경계까지가서 화약을 박스로 사다가, 호수를 끼고 이웃한 몇 집과 어울려 호수 쪽으로 쏘아대며 밤새 프라이빗 불꽃놀이를 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뭐가 그리 아이들처럼 재밌었는지. 당시는 변철이네가 살던 주는 개인적으로 화약사서 화이어웍 하는건 불법이고 바로 옆에 주는 합법이라 매년 독립기념일이 가까워오면 주 경계 도로변마다 각종 중국산 화이어웍을 파는 커다란 텐트가게들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었다.
헌데 해가 갈수록 이웃(아빠들)간에 은근히 경쟁이 붙어 해를 더해 갈수록 점점 화력이 쎄지기 시작했다. 근데 어느해 부턴가 우리 스테이트도 화약 사고파는게 합법이 되었다. 그러자 이젠 미사일 같이 생긴 초강력 폭음탄을 쏘아 대는 집이 없나, 화이어웍 한두시간 놀려고 수천불 어치 화약을 사오는 집이 없나... 점입가경...
이러다 지붕을 태워먹거나 사람이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결국 난 연례 불장난의 중단을 선언했다. 금지된 사과가 더 맛있는 건데, 이건 개나 소나 다 하니까 괜히 시들~해진 것도 있고.
이거, 이야기가 횡설수설 한 없이 삼천포로....하여간, 시에서 마련해준 공짜 불꽃구경도 좋았고, 그거보러 강둑까지 집사람과 손잡고 야간산책도 행복했던 독립기념일이었다.
* 사전에도 안나오고 구글링해도 없는 도잠함의 로변철 보케불라리는
공지란-용어해설 참조요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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