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태워 찬바람을 만들며
도잠함 '벡트라'를 타고 루랄시티 중앙통으로 들어가다. 휴일, 다운타운은 한산하다. 라이브동굴도 문닫았고 Y도 휴관. 길에 행인도 별로 없고, 때로 유령의 도시 같다.
이런 더운 날일수록 그늘 밑 정박이 중요. 미트라Mithra의 화염을 피해 빌딩그림자와 나무그늘을 찾아 떠도는 도잠함-벡트라호.
한증막 같은 날씨. 아스팥트 바로 위 온도는 100도를 훨 넘을 듯. 아무리 인설레이션이 일반차량과 달리 잘 되있다해도 그냥 에어컨 끄고 땡볕에 세워두면 잠수함 안은 찜통이 될거다.
텍사스나 아리조나의 끔찍한 여름을 생각하면 여긴 그래도 양반. 주차장에서 건물까지 걸어가는 동안 벌써 얼굴이 벌겋게 익는, 피닉스의 그 이글거리던 공포의 태양.... 그래도 캘리포냐나 아리조나는 건조해서 그늘아래만 들어서면 선선하다. 진짜 죽음은 습도높은 중남부, 텍사스, 루이지애나, 후로리다 같은 곳들. 마누라는 없어도 에어콘은 있어야 산다...는 그 숨막히는 가마솥 더위. 한여름 그런데를 가보면 그 찜통을 매년 당하며 사는 사람들이 다 존경스러 보인다. 때로 서울의 여름도 그 못지 않지만.
이 지방 여름이야 그에 비하면 애들 장난이다. 오늘처럼 90도 넘는 날은 일년에 총 몇일이나 될래나, 아무튼 손꼽을 정도.
그래도 오늘같은 날은 계속 잠수함에 장착된 제너레이터를 돌려 에어컨과 냉장고 등을 훌가동해야 한다. 개스비도 만만치 않다. 화석연료(Fossil fuels: Naturally occurring substances found on the surface of the earth.)를 태우며 오존층 파괴에 일조한다는 마음의 부담감도 선선함을 얻는 댓가로 치뤄야하는 추가비용 중 하나다. 물론 집에서 쓰는 에어컨 전기도 결국 마찬가지지만서두. 다만 단체로 큰 발전기를 돌린다는 것과 나 혼자만을 위해 개인 발전기를 돌린다는 차이일 뿐. 떼거지로 같이 하면 혼자하는 것 보다 죄의식이 덜한 이치를 여기서도 본다.
어쨌든 기름을 태워 만든 불의 뜨거움으로 모터를 돌려 차가운 바람을 얻는 인간의 꾀가 재미있단 생각, 새삼스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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