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무자식 아니 무아들 상팔자

(달포 전에 쓰다만 저장 글...오늘 마무리 올립니다)

우리 아들 개똥이가 또 일을 낸다. 

졸업자축 겸 해서 불*친구 엘리엇과 함께 2인1조 오레곤주에서 열리는 무슨 자동차 경기에 나가겠다나. 

이건 또 무슨 자다가 봉창 뚜드리는 소리인가 물으니 

그냥 카레이스가 아닌 모양. 폐차 직전 고물 차량으로 대륙횡단 후 오레곤주 모처에 집합, 전국에서 모인 그리스몽키들, 할 일 없는 장난꾸러기들이 레이스를 벌이는 한바탕 축제란다. 

*이하 구글에서 행사사이트 사진 캡쳐*

특이한건 참가차량은 구입가가 500불을 넘지 않는 똥차여야 한다는 제한.

이거 하나 밖에 없는 아들 후리웨이에서 언제 서거나 혹시 더운 여름날 화통이 폭발 할 수도 있는, 돌아가시기 일보직전 차를 타고 대륙횡단...그리고 벌판 레이스?라니...


그래도 고졸 직후 캐나다에서 멕시코 서부해안 1800마일 자전거 종단 때 비하면야 좀 덜 불안하긴 하다. 머리통이 그때보단 많이 컸으니. 하지만 그 여름의 불안증이 다시 도지려 한다.   

동행인 엘리엇의 부모-전 미네소타 주상원의원인 엄마 앤과 씨빌엔지니어링 아키텍인 아버지 마이크-는  

냅둡시다. 어차피 애들이 우리말 듣겠어여 한다. 

쿨~한 척도 좋다만... 이건 아세끼들 안전이 달린 문제 아닌가...

하지만 나 혼자 안된다 하기도 그렇고....

비 철저히 하고, 헬맷 꼭 쓰고...라는 말들도 목구멍 밖으로 겨나오려 발버둥 치는 걸 

겨우 도로 꿀꺽 삼켰다. 


꼰대 잔소리 해봐야 내 입만...


그리고  

대학 4년을 너무 한 여친과만 밀착하는 느낌이라 걱정이었는데 어느새 헤어졌단다. 

개똥이도 개똥이지만 헤어진 애를 생각하니 또 한동안 가슴이 저리고 아리다.  


그러더니 언제부턴가 이번에는 너무 문어발식 청춘사업을 펼치는 거 같아 은근 걱정이 된다. 

그것도 태평양 대서양을 넘나들며 국제적으로...


잔소리 좀 하니 

"대드, 걱정마 다 그냥 후렌드야" 


그나마 약속대로 사귀는 애들 신상정보와 사진은 꼬박 꼬박 보내는 준다.  

미국 변방을 돌며 동포 젊은이들을 오랜기간 자주 못봐선지 

한국처녀아이들 이목구비 생김새가 다 비슷하다. 구분이 안간다. 

눈코큰 미국애들 비해 하나 같이 귀엽고 이쁘다.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열명 다 며느리 삼고 싶다.


요즘 슬슬 내 눈치를 본다. 옛날 주기로 한 돈 미리 좀 땡겨 달라는 거 같다. 

은행구좌를 염탐하니 깡통... 파산 일보전이다. 

청춘사업에 비용이 많이 드는 모양이다.  


내 뜻에 반해 세상 밖으로 비집고 나온 녀석.  

그래서 이름을 '벗겨진 고무장갑'이라 지으려다 만 녀석. 

하지만 알고보니 하늘이 주신 내 생애 최고의 선물.  


그러나 역시 공짜는 없었다.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신의 사랑은 믿기 힘드나 

공의, 공평하신 분임은 분명하다. 

언제나 받은 만큼 토해 내야는게 우주의 섭리다. 


금쪽같은 아들-얻은 만큼 치러야 할 댓가도 만만치 않다. 


그러고보면 결국 20대때 내 생각이 역시 옳았던듯 하기도 하다. 

무자식 상팔자...


우리 애는 낳지 말고 살자..를 초지일관 

무려 7년을 버팀.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갖고 싶었지만 투자대비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님을 진작 알았기에. (아 참, 예외도 있다. 우리 딸 못난이는 아들 개똥이와 달리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남는 장사였다-딸자랑은 다음 기회에...)


그러자던 그대가 친구들 하나둘 애갖는거 보더니 어느날 돌변 

몇년을 집요하게 조르는 통에 그럼 딱 하나만이야! 하고 만든 딸 

그리고 3년이 지난 어느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아빠의 황당 실수로 세상 빛을 본 개똥이. 


그담엔 다늙어서 왠지 하나 더 만들자고 내가 졸랐다. 

이번엔 그대가 사양...


이거 쓰다보니 어쩐지 점점 밴쿠버 쭈리아빠님 버전으로 가는 듯 

저는 술도 안 먹었는데... 

이쯤에서 다 아셨을듯...이 또한 팔불출의 교묘하면서 은근한 지자식 자랑질이었음을...ㅋㅋㅋ

예서 이만 줄임니다 


결론은? 

그래도 역시 무자식 상팔자... 


*아참, 그후 이야기: 견변이는 다친데 없이 무사생환했습니다. 다만 귀가길에 친구와 무슨 일로 서로 삐져 종일 말없이 운전만 했다고...쯧쯧 


댓글 26


 오지랖 18.08.12. 00:46


아버지를 그대로 닮아서 좋으시겠어요,

아들 녀석은 제가 못하는 하니까 좋더라고요,

후리 스탠딩 점핑과 윙슛입고 날으는것,

말만 들어도 몸이 짜릿해집니다.

답글 | 신고


 


 로변철 18.08.12. 04:28 


둘다 하고 싶던 건데...아직 용기는 남아있으나...나이 탓인지..의욕이 하나씩 없어지네요

답글 | 수정 | 삭제



   18.08.12. 02:08 


에이. . 진짜 무자식인 사람 열불 나겄네.ㅎㅎ

이젠 그대가 '무자식 상팔자' 운운할 계제가 아니라는 명심하씨욧!!

답글 | 신고


 


 로변철 18.08.12. 04:36 


별볼일 없는 노친네들 수록 자식자랑 심한거...흉보던게...엊그젠데 이젠 제가 나이가 됐나봅니다...쓰다보니 오버는 했지만...여전히 무자식 상팔잔 맞다 봅니다. 기쁨+보람<걱정+스트레스.

답글 | 수정 | 삭제


 


 런던fog 18.08.12. 06:48 


저와 젊어서 비슷한 생각을 하신것 같아 반갑습니다. ^^ 

저는 술때문에 실수로... 친구 하나는 장화가 찢어 져서 

실수한 친구도 있습니다. ㅎㅎ


중국계 아이리쉬계 스페니쉬계 들만 봐도 이세들 일세들의 일상 생활 완전 틀림니다.

서로 사이도 않좋고... 앞으로 한국교포들도 결국은 그리 분리 되리라 생각 합니다. 기왕 미국 사는것

그런게 정상 이라 봅니다. 미국 태어나 살면 미국식 으로... 찬성 합니다. ^^

답글 | 신고


 


 로변철 18.08.12. 08:02 


그러고보니 런던포그님 촌철살인-댓글에 묻어나는 인생관 세계관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제가 외국생활 본격 도시가 런던...인생 황금기 4년을 보냇던 곳이라선지 존함에도 친숙함이 느껴지구요

혹시 바바리 장사하시나요?

답글 | 수정 | 삭제


 


 엔젤 18.08.12. 07:23 


처음부터 끝까지 자식 때문에 힘든 사람은 자식 얘기 하지 않는 법입니다.

힘들었어도 해피엔딩의 경우만 자식자랑을 하지요.

그런데 사실 구경꾼의 입장에서는 자식자랑보다는 자식 실패담이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가 자랑을 하는 맛에 사니 말리기도 힘들고.....

나중에 자랑 하실 딸없는 부모들은 배가 아플 같습니다.

답글 | 신고


 


 로변철 18.08.12. 07:57 


그러쿤요. 그런걸 요즘 관심병 종자라고 한다네요. 그런 이들 흉보면서 저도 그짓을 하고 건가요

시작은 어려서부터 잊을만하면 걱정거리 하나씩 던져줘 불안하게 만드는 아들녀석 

이야길 한다는거 였는데....


답글 | 수정 | 삭제


 


 팔공 18.08.12. 06:37 


젊음이 보배입니다. 그런 패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답글 | 신고


 


 로변철 18.08.12. 08:00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는 그렇다치고...무사귀환까지 엄마가 일주일 넘게 불안의 나날을 

보내게 한건 아니지요 역시 부처님 말씀대로 자식은 라훌라(족쇄)....

답글 | 수정 | 삭제


 


 쭈리아빠 18.08.12. 10:51 


사관학교 졸업한 아드님!! 이쁘신 영부인!! 이제 따님이 등장할 차례 인듯!!


색다른 인생관으로 알브이로 미주를 횡단하며 사는 모습이 ..엄청난 모험가로 내겐 인식되기도!!


쓰는 글마다 관종을 느끼게 하여...감탄을 느끼게 하셧는데...이제 아디를 기억도 주시니!! 헤헤!!


항상 건강하옵시고..마음껏 여행하시며 인생을 풍요럽고 즐겁게 사시길 !! !! 멋지게 사셔 부러워요! 헤헤!!

답글 | 신고


 


 로변철 18.08.12. 14:08 


과찬에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해가... 아들 공사가려던건 맞은데 평생군인 싫다고 일반대학진학후 학사장교를 했습니다. 당시 조기졸업으로 성적이 부족하나 조건부로 1년후 갈수있는 상황임에도 본인이 싫다고하니 다소 섭섭은 했네요마는 저도 미련은 없었구요 원래 평화주의자라서ㅎㅎㅎㅎ 전에 아들 임관식에 대한 제글에 달린 일부 댓글들 때문에 오해가 생겼던듯하네요. 지난 번개때도 육군장교임관이 육사졸업으로 소개된걸 조금지나 깨닫고 당황...하여간 집사람이고 애들이고 제가 팔불출 자랑질을 너무 해댄건지 다들 너무 실제보다 봐주시니 이거 우쭐하기보단 당혹스럽네요.

답글 | 수정 | 삭제


 


 로변철 18.08.12. 14:19 


그리고 사용하신 단어-애들 신조어 관종이란말...저도 근래듣고 알고 웃었는데...관심병 종자...온라인서 사람들 관심끌려고 안달난 사람... 일컷는 말이라네요 영어가 재미나데요 어텐션호어whore.....


근데 따지고보면 카페 글올리는 행위는 너나없이 전부 관심병 증상이랄수 있을듯...아님 ? ㅎㅎㅎ 인간은 타자의 관심에 목마른 존재

답글 | 수정 | 삭제


 


 쭈리아빠 18.08.12. 15:44 


로변철 !! 학사 장교!!ㅎㅎ..


관종이란 어휘!! 님깨서 쓴글!! ㅎㅎ..추천 1착으로!!! ? 추천이 !!!ㅋㅋ..


!! 바둑두고 카폐와서 글을 읽어도 주식을 보니 시간이 82 흐르지 안쿤요!!!


사람이란 누구에게 관심이나 사랑받길 원하는 듯해요!!ㅎㅎ..


구래두 님처럼 하고 싶은 ...더구나 유목민 처럼 알브이 타고 유람 하는 생활.. 멋지게 보이기도!!


인생은 생각하며 사는것 보다는 행동하며 사는게 멋진거랍니다!!! !! 그리 실천하며 산다는게 ? ㅎㅎㅎ..

답글 | 신고


 


 nola 18.08.12. 12:25 




아드님은 정석의 미국인으로 발돋움을하신 같읍니다.


미국에서 한국인이며 미국인입니다. ^*^



젊어서 경험은 인생의 시야와 폭을 넓혀줍니다.


금수저는 그걸 누리나 스스로 번게 아니기에 인생의 진정함을 깨달음에 차이를 가집니다.


흑수저가되면 열심히 일을 하기에 나이들어 탄탄해집니다.



자식을 부모들의 일상은 누구에게나 희비를 가져옵니다.


아드님과의 관계에 중용을 가져 모두 행복하기를 기원드립니다.



진솔하고 재미있는 글이 즐거웠음에 감사드립니다.

답글 | 신고


 


 전영관 18.08.12. 22:49 


제가 아들땜에 속상할때 생각나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1. 신부님 스님들 얄밉다. 그치만 일찍 깨달은 사람들인건 인정. 2. 세월호 아이들과 부모들에 대한 심정, 잠시의 묵념.( 아들과 같은 나이)

결론: 10 중반에 집나간 뇌가 돌아올때까지 그저 기다리며 무한책임을 지자.

이제서야 맘이 편해졌습니다.헤헤

답글 | 신고


 


 로변철 18.08.12. 23:44 


아이고 배야...하하하 맞습니다...다들 비슷...2병이란 말이 있더라구요. 아들이 십대중반 어느날 새벽 1시에 폴리스가 초인종을 눌러요. 어린녀석이 옆에 고개 서있고


  아들은 분명 2 방에서 자고있을 텐데 누구냐 자세히 보니 어서 많이 얼굴...친구 숙제도와준다고 몰래 나갔다오다 curfew위반으로 경찰차가 잡으러 오니


어린맘에 무서우니까 토낀겁니다 어느집 그라지가 반쯤 열려 있어 차밑에 숨었다나요 .캅들은 나쁜놈인가 싶어 K9 유닛까지 출동 세파트가 블락을 킁킁거리고 다니고...그래도 어리다고 수갑 안채고 데려온건 고마운데


가만 생각하니 잡은데 무슨 케이 9 세파트? 애가 얼마나 놀랐을까 자다말고 부아가 치밀어요 아침에  전화로 서장에게 항의하니 나중에 서전트랑 캡틴인가가  와서 떨어트린 돌려주며 키 커서 어른인줄 알았다 미안하다고..좌간 딴녀석들ㅊ비하면 그나마 우리아들 비교적 착하고 모범생인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콘돔회사 상대로 손배 청구할까 생각케 만든 모먼트가 10 중반 한두번 아니었습니다


진짜 하이라이트는...미들스쿨때 연상여친과 장가드릴 뻔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지금 생각해도 모골이 송연...


결론적으로 역시 딸보다 아들농사가 몇배 힘들더라는...

무자식 아니 '무아들' 상팔자...맞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