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만해도
야 먹구름이 몰려 오네,
어썸~! 저 하늘 좀 봐 너무 멋있다....
하고 있었다.
조만간 닥칠 아마겟돈의 심판날 대재앙을 모른채 희희낙낙...
근데 셀폰에 기상이변 주의-경고 알럿이 계속 울린다. 앱을 보니, 앗 우리가 있는 샤이엔 스테이트 팍으로 어마무시한 스톰이 몰려 오는 중
마침 일보러 스프링스로 나오던 길...급한대로 다리 밑을 찾는데
벌써 폭풍의 눈에 들었다.
골프공 때론 야구공만한 얼음덩어리가 우다다다닥 요란하게 떨어지기 시작.
다행히 바로 앞에 브릿쥐-후리웨이 바이패스가 보인다. 그 밑으로 잽싸게 숨었다
간발차로 곰보를 면했다. 세칸으로 맞은지 얼마 안된 새색시인데 하마터면...
우리 앞 뒤로 불과 몇초 나중에 들어온 차들은 전부 윈드쉴드에 거미줄을 쳤다.
아주 뒷 유리창이 박살 나 오픈카가 된 차도 지나간다.
오가는 차들마다 엔진뚜껑은 총탄 맞은 듯 곰보...
헤치를 열고 상체를 쭉 내밀어 혹시 지붕에 피해가 없나 살폈다.
공화국 모바일 청사 루프에는 솔라패널, 인공위성 안테나, 루프탑 A/C유닛 등 많은 장비가 달려 있다.
할레루야 ! 기쓰하나 없이 멀쩡하다.
밑에서 들었을땐 장독대 다 깨져 나가는 소리가 났었는데...
기적이다!
변철 옵하가 워낙 불쌍하게 길바닥 노숙하며 착하게 사니 (ㅎㅎㅎ)
하늘이 불쌍히 여기사 이럴때 예외로 인정해주시는 걸까? 나무관세음...
웨더 앱에 또 하나의 스톰이 다가 오는게 보인다.
아까 보단 작은듯 하나 색깔이 시뻘겋다.
쫄아서 나가지 못하고 계속 다리 밑에 숨어 있는데
방송국 중계차가 우리 바로 뒤에 주차를 한다.
로변에 파손된 차 운전자들과 인터뷰를 하며 우리에게도 다가온다.
근데
오, 너네 RV는 멀쩡하네..?
미모의 금발 리포터 “네, 여러분 신형 RV도 이렇게 다 뿌셔졌습니다...”
보도하고 싶었을텐데...김샌 표정을 짐짓 미소로 감추며 그냥 간다.
괜히 미안하다. 우리만 멀쩡해서...
보니까 중계차도 후드가 다 우그러졌다.
간신히 태풍지역을 벗어 났다.
일단 공화국 모바일오피쓰(유보트 9 제너레이션)를 보관해 둔
트리플에이 RV스토리지부터 갔다.
혹시나 여기도...? 걱정했는데
다행 2호차도 이상무. 일단 길바닥에 얼음덩어리들이 없자나.
물으니 여긴 그냥 비만 좀 왔다 한다.
부근 큰 중국마켓에 뭘 하나 살게 있어 갔다.
근데 앗 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사방 허허벌판 여긴 숨을 만한 지형지물도 안보인다.
솥뚜껑 놀란 가슴에....급한대로 담요를 들고 뛰쳐 나갔다.
혼자 호들갑을 이렇게...
엥? 저 사람 뭐하는 거지 하는 표정으로 중국사람들이 쳐다 본다.
불과 한두시간전 인근 포트카슨에서 사람들이 여럿 다치고 차들이 전부
하늘에서 쏜 얼음 기관총에 난사 당했다는 뉴스를 아직 못 들었을 터인즉...
비온다고 차에 담요을 뒤집어 씌우는 저 아저씨
무척이나 ‘애차(car)가’인듯....
하는 표정...ㅋㅋㅋ
좌우지간...아프로도...
최후 심판날을 잊지말고
하늘 우럴러 한점 부끄럼 없이
차카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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