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들도 슬슬 시집 장가갈 나이가 되었다.
난 우리 아이들이 그냥 평생 독신으로 살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한다.
골아픈 인생 가능한 심플하게 사는것도 좋다는 깨달음 + 여생 아이들과 좀 더 가깝게 살고 싶은 아비의 이기심이다.
하지만 지들이 혼인해서 애를 줄줄이 낳고 살겠다고 해도 우열없이 좋다.
귀여운 손자를 안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만약 애는 낳지 않고 둘만 살겠다고 하면 그것도 OK.
알고보면 무자식 상팔자 아닌가.
산(한국)에 사는 것과 바다(미국)에 사는 것 어느 것이 좋을까?
각각 문제점이 있고 좋은 점이 있다. 산은 산데로 바다는 바다데로,,, 좋은 점이 있고 문제점이 있다.
결국 각자 쏠리는데로, 취향따라 하면 된다. 모두가 따라야하는 정해진 답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거역할 수 없는 우주근원의 섭리라는 테두리를 일탈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행동과 생각도 일단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려 한다. 행복과 만족은 외부조건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나의 내적 태도에 달려 있을 뿐임을 알기에.
나의 취향이나 생각, 가치관을 남에게도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일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세상의 모든 분란과 문제는 거기서 생겨난다. 그런데도 서로 다르기에 우리 삶은 더욱 재미나고 서로 다른 것들의 대립적 보완으로 우주는 비로소 존재의미를 갖는다는 만유의 공법을 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며칠전 딸의 대학동창으로 부터 청첩장이 왔다. 근데, 신랑은 어디가고 신부만 둘이지?
그러면서 다시 보니
오, 세임섹스메리지.....
딸네미가 S라는 친구와 요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어디로 지금 세미나 참석 겸 여행을 동행해 다닌다. 아래 사진-요하네스버그 근교 와이너리에서 찍었다고 한다. 와이오밍 최대 로펌을 운영하는 변호사 아버지를 둔 S는 일찌기 미합중국 그란트 대통령을 비롯 쟁쟁한 대법관들을 배출한 명문가 집안의 독자로 용모도 귀엽게 잘 생긴 청년이다.
그런데 정작 딸아이 남자친구 M은 지금 미국 시애틀에서 딸이 돌아오길 목빼고 기다리고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시츄에이션이지?
알고보니 S는 일찌기 커밍아웃한 자타공인 게이. 하여 딸에겐 여자친구나 매일반이라나. 2인 1실의 같은 호텔방에서 동숙하고 다녀도 노프러브렘, 남친 M도 알지만 괘념치 않는다나. 같은 훌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순전히 경비절약차원일뿐이니. 그러니 엄마 아빠도 신경 끄란다.
하긴 이 친구가 남성"취향"의 게이이고 딸아이가 남성"성향"의 레즈비언-아님 그 반대던가-이 아닌 이상 한방에서 오버나잇을 해도 이론상 별 문제 없다고 봐도 괜찮은 건가..싶기도 하다. (아, 이거 머리가 조금 복잡해지려한다...)
그간 연애하는 걸보면 우리 애들은 일단 동성애 취향은 없는 걸로 보인다. 하지만 나중에라도 만약 딸이나 아들이 갑자기 커밍아웃이니 뭐니 하면서 동성과 혼인을 하겠다면 과연 내 기분은 어떨까? 쓸데없이 괜히 한번 생각해 본다.
솔직히....
우린 별 상관 안할 것이다. 상대의 인간성이 문제지 '달렸냐 안달렸냐'가 뭐리 그리 중요할까. 미국문화에서 그런게 부모가 반대한다고 될 문제도 아닐거고.
근데 이상하다.
사람만 좋다면 딸은 여자를 사위로 데려와도 그런가부다 할 수 있을 듯하지만
만약 아들녀석이 며느리감이랍시고 "달린" 아이를 데리고 온다면....?
내 마음 이건 뭐지...
그건 좀 기분학상으로 상큼한 기분은 매우 아닐 것 같다.
물론 쿨한 아버지 체면상 당연 겉으론 I DON'T MIND, IT'S YOUR LIFE라고 하겠지만...
남자 며느리라구?...논리(당위)와 감정 사이에 묘한 괴리가 일어나려 한다.
이래서다.
존재하는 모든 것,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디오니소스적 수용)로 만사를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대승적 에그노스토피안의 관점을 견지하는게 언제나 쉬운 일만은 아니라니까.
'로변철학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러다 이성애자가 퀴어로 몰리는 날이 오는건 아닐까 (4) | 2017.07.28 |
---|---|
너와 나는 하나의 우주 (4) | 2016.12.19 |
달라스 보현사에서 보낸 60일 (0) | 2016.01.19 |
로변단상(斷想): 케네디 암살 현장에서 (0) | 2015.12.23 |
오해와 진실 (0) | 2015.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