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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변철학

처음만나는 오랜지기들

(이유없이 또 모든 사진이 엑박이 났네...왜 이러나 티스토리...그레서 이하 다시 업로드한 글) 



이번 주일은 코스타메사와 라구나비치에 이어 이번 주는 미션비에이호 모임을 찾았다. 

OC정박 중 찾은 세번째 유일우주(UU) 콩그리게이션. 



그간 섭렵해온 동서양의 수많은 영성단체 중 가장 나와 배포가 잘 맞는 곳은 역시 이곳이다. 아무래도 우주관, 사상적 기반이 상통하다보니 대화도 눈빛 만으로 서로 척척 통한다는 그런 느낌....


워낙 무종교를 너머 반종교주의에 가까워 가는 로변철. 라체스터에서 이들과 첫 인연을 맺은 후 어언 십년 넘게 관계를 이어가는 중이지만 정식멤버 등록은 안한 상태. 어쨌거나 이들도 종교단체는 종교단체니까. 하지만 커밍아웃한 에이띠이스트나 로변철같은 에그나스틱 agnostics 회색분자들이 과반에 가까운 유유모임에 가면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도 오랜지기처럼 편하고 정겹다.     


유리문에 쓰인 지역모임의 이름 'TAPESTRY'테피스트리란 너와 나 그리고 우주삼라만상은 마치 테피스트리 직조물처럼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 힌두의 인드라망, 부디즘의 연기설....을 연상시키는 유일우주(UU)철학의 대전제 사상이다. 




라구나-미션비에이호하면 잘 알려진 부촌. 헌데 멤버들은 자체 건물없이 비지니스 오피스 건물의 창고같은 공간을 빌려 주일예배모임을 갖고 있었다. 요즘 발에 채는게 사방 망해 나가는 예배당인데 그 하나 매입할 재정이 안된다는 건지? 의아하여 물어보려다 말았다. 로변철이가 보태줄 것도 아닌데 뭘...


근데 보잘것 없는 집회장소에 비해 젊은 레버런드C의 설교는 발군이었다. 논리정연하고 학구적.  


인류의 origin에 대한 동서고금의 다양한 논설들 속에 흐르는 하나의 공통 메시지...를 추렴해 내는 솜씨가 범상하지 않다 싶었는데...점입가경이다. 장자 그리고  공자(콘푸셔니즘)의 핵심 엑기스를 프랑스학파 즉 포스트 모더니즘-해체주의 철학과 연결하고 아우르며 나름의 독특한 레시피로 국수가락을 뽑고 반죽하는 사고의 깊이와 통찰의 폭에 감탄이 절로 난다. 잘해야 40중반? 젊은 미국목사의 동양고전과 사상에 대한 해박함에 또한 혀가 내둘러 질 지경이다. 


끝난 뒤 친교시간에 물으니 C목사의 개인취향은 뜻밖에 부디즘 중에도 Zen(禪)사상이라고. 나아가 원시불교의 소승적 가르침을 요즘 몰입탐구 중인 로변철의 존경하는 스승 중 한분-고 숭산스님을 언급한다. 반갑고 흐믓하다.


마침 오늘 월례 친목을 위한 디너가 다며 근처 이탈리안레스토랑으로 가자는 걸 다른 약속으로 사양할 수 밖에 없었던게 못내 아쉽다.  




지난주 우리집(NPD)을 방문하셨던, 구나비치 모임의 레버런드 D가 한  유명 연극대본을 기반으로 문학적 메타포를 섞은 설교도 기발했고 좋았었다. D는 아이비리그(듀크)에서 철학-비교종교학을 전공하신 분. 하지만 어휘도 그렇고 발음도 좀 불명료해 상당부분 이해를 못했다. 


그런데 레버런 C는 젊은 양반이 깊은 논리를 쉽게 설법하는 재주가 탁월한 타고난 설법가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인근 세군데 게더링의 레버런드 중에 어법과 발음이 가장 딱떨어진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우리들에겐 일단 또박또박 그리고 천천히 강의하는 이가 최고니까... 

 

이런, 끝나고 레버런드와 같이 사진찍는 걸 깜빡했다. 뭐 중요한건 아니나, 

저 맨 뒤에 서 계신 분. 


참고로 레버런은 동성연애자이신데 십여년전 커밍아욷하신 이후 지역 게이커뮤니티를 위한 액티비스트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개인 프라이버시를 생각해 얼굴이 확연히 나온 사진은 삭제.) 


▣ 지상천국같은 비치가 모임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모임 후 그대와 해변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