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지난 2월, 거의 지를 뻔 했던 클래스C, 25피트 솔라라.
미네아폴리스 알비쇼에서 MSRP 20%할인 쇼 스페셜 가격의 유혹에 넘어 갈 뻔했다.
그러나 망서림 끝에 결국 클래스 A로 간 것은 이런 이유였다.
1) 베이스먼트스토리지와 캐빈의 수납공간이 너무 작다.
2) 아무리 머릴 굴려도 오피스공간- 컴퓨터데스크 놓을 자리가 없거나 박복하다.
3) 장기간 드라이캠프의 경우 프로페인 제너레이터의 파워가 부족할 것 같다.
4) 그레이, 블랙 그리고 후레쉬 모두 3개의 물탱크 용량이 각 30갤런 정도....이거 뭐 소꼽장난도 아니고.
하여 결론은 이 녀석은 주말레저용이지 우리같은 전업여행자용 잠수함은 아니다- 였다.
그런데 막상 로상에서 만난 훌타임알비어 오너들에 물으니 대만족이란다.
일단 갤런당 16마일이란 멀쎄디스 디젤엔진의 가공할 fuel consumption이 나머지 모든 걸 용서하는 것 같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공간의 크다 작다란 것이 사실 상대적 개념이다.
널찍한 5베드 호변목가에 살다 콘도로 이사하니 3베드의 작지 않은 공간인데도 한동안 숨이 막혔다. 하지만 유럽에서 복스바겐 버기 캠퍼밴에서 장기간 기거하다 클레스C 모토홈으로 옮기니 궁전같이 넓게 느껴졌던 기억도 있다.
크다 작다, 넒다 좁다, 좋다 나쁘다에 정해진 절대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디에 비교하느냐 즉 눈높이를 어디에다가 맞추냐가 관건일 뿐이다.
현재의 우리 잠수함에 만족하기에 후회는 없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솔라라로 갔더라도 충분히 행복했을 것이다.
미니멀리스트를 자처하는 로변철 아닌가. 장비를 보다 최소화하고 모든걸 요령있게 수납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면 작은 스페이스는 한정없이 늘어난다. 이는 평생 많은 매장, 집을 꾸미고 정리하며 수없이 경험해 온 바다.
현재 머무는 중인 NP둔스의 대세는 위 사진과 같은 클래스A 디젤푸셔에 지프를 견인하는 형태다. 다들 초대형 40피트에 슬라이드아웃이 기본 3-4개 튀어 나온다. 양편에 저런 등치들 사이에 끼워 놓으니 우리 아타보이는 작고도 초라해 보인다. 솔라라였다면 이빨사이에 고춧가루 낀 것 같았을 것이다.
위에 흰셔츠 입은 이는 아침마다 나가는 아쿠아로빅 클레스에서 만난 릭. 돌싱 홀아비인 그의 잠수함(아래)은 무려 그 길이가 44피트. 안에 들어갔다가 길 잃어 버릴 뻔했다. 시내주행은 물론 내부청소,세차 한번 하기도 어지간히 힘들겠다.
인생을 약간 더 수월하게 그러나 보다 행복하게 만족하며 사는 요령 하나.
큰 차, 큰 집, 많은 돈, 더 높은 지위....비교대상의 눈높이를 이렇게 줄창 위로만 향할게 아니라 현재 내가 가진 수준에서 한단계 정도 밑으로 잡고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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