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각성을 위해 주일만큼은 가능한 다양한 영적 만남과 모임을 가지자는 계획입니다.
지난주에도 새벽같이 한인동포**교회에 나가 은혜를 듬뿍 받았습니다. 그리곤 시간이 없어 공짜로 주는 산나물비빔밥도 못 얻어 먹고 곧바로 유일세계(?)모임-보통 줄여서 UU라고들 합니다-으로 달려 갔습니다.
UU는 로변철이 항해 시작 이전 그러니까 루랄시티에 살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영성단체입니다. 오렌지카운티에 와보니 코스타메사, 라구나비치,미션비에이호 등지에 대여섯군데 지역모임이 있습니다. 뉴포트비치 정박 이후 매달 한곳씩을 차례로 탐방 중입니다.
▣ 엿이랑 바꿔 먹었는지 어디에도 종(鍾)이나 십자가가 안보이는 예배당.
▣ 하지만 예수님의 '변질되기 이전' 원본 가르침에는 가장 충실한, 어쩌면 기독교계의 원조설렁탕 내지 오리지날떡볶이 일지도 모름 (지난 봄, 미네아폴리스 모임)
UU를 한마디로 말하라면 모든 면에서 극도로 리버럴하면서 대단히 학구적이라는 것. 이곳 남가주에서 만난 지금까지 모두 세분의 레버런드들도 역시나 전부 아이비리그 등 유수한 대학의 ph.D를 보유한 분들. 주로 비교종교학, 철학, 심리학분야. 미국내 종교 중 신자들 평균 가방끈이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거는 아니고 그냥 그렇다는.
인종은 코캐시언이 99%. 하지만 언어와 출신배경이 달라도 누구나 따뜻하게 환영받는 그런 콩그리게이션임을 금새 알 수 있다. 특히 한국교회와 다른점은 말로는 아니라면서 실제는 폐쇄논리로 이성을 옥죄는, 강압적 분위기가 없다는 것. 수십년을 나오면서도 정식 멤버로 등록을 안하고 그냥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 나름 세븐프린시플스등의 교리가 있지만 결국 로변철 버전으로하면 '니들이 각자 알아서'다.
▣ 어젯밤 누가 신발을 집어간 듯. 딸네미 신발을 빌려(?) 신고 나오신 성도님. (캘리포니아, 오렌지코스트 모임)
너무 자유분망하다보니 레인보우(게이/레즈비언)교회니 컬트그룹이니 헛소문에 오해만발하는 이들도 간혹 있는데 거의 사실무근. 의외로 보수중도스럽다. 유신론 가정도 반은 넘을 듯.
늘 말보다 액션, 즉 기도염불보다 쇼시얼저스티스관련 이슈들과 각종 사회계몽 무브먼트에 신경을 많이 쓴다. 해서 어떤 땐 수퍼네추럴 영역을 탐구하는 신앙공동체라기보다는 NGO나 무슨 환경봉사 내지 자선단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함.
주중에도 독서크럽, 영화보고 토론,메디테이션 그룹, 캠핑 등 액티비티도 많다. 매월 셋째주는 보통 팟락potluck으로 다양한 미국가정의 전통 홈푸드를 두루 접할 기회도 있다. 이런 바람직한 그룹이 왜 한국에는 진출 못하고 있는지, 왜 젊은층의 호응이 미진한지, 왜 멤버 중 우리동포가 없는지.(5년간 10군데 정도 지역 모임을 가보았지만 아직은 못 만났다)...등등이 안타깝다는....
주일모임은 언뜻 일반 크리스챤교회 분위기다. 다만 실내 장식, 촛불(찰리스라고 함)의식, 기본 찬양방식이 좀 다르다면 다르다. 때로 강연자의 현학적인, 동서양철학과 사상 그리고 우주물리학을 아우르며 넘나드는 고차원의 써몬을 이해하느라 귀를 쫑끗하고 집중하다보면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그래도 짬밥수가 오래 되다보니(5-6년) 이제 보통 90%이상 이해한다. 여전히 강사의 빠른 조크에 다들 파안대소하는데 혼자 머쓱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상황(아래 사진)이 가끔가다 한번씩 생기기도 하지만.
▣ 왜들 웃지? 사반세기 이민여정이지만 영어는 우리에게 여전히 쎄칸second 랭귀지...
지난 일요일 OC코스타메사 모임. 예배시간에 어쩌자고 애완돼지를 데리고 온 빡빡머리 여학생. 하루에 밥을 열번 넘게 줘야 한다고. 이날 예배당 앞마당에 두번이나 실례-향기로운 거름무더기를 만들어 사람들을 웃기기도.
새신자를 보고 마냥 즐거워하시는 빨간 마후라의 여인이 오늘 모임의 레버런드. (이 사진찍는 순간 로변철이는 토실토실 귀여운 인상이 어쩐지...서로 비슷...하는 무례한 생각을 절대 한바 없음.)
물론 미국교회에 비해 한인동포교회는 동포교회대로 그 나름의 특색과 재미가 있다. 일단 한국말로 설교 듣는게 어딘가, 그리고 요즘 연합한 교회는 최고의 부촌에 위치해 있다 보니, 한국서 막오신듯한 김여사 자매님들 명품패션,자동차쇼구경과 더불어 끝나고 덕담나누며 먹는 설렁탕 한그릇의 즐거움...등등을 어디에 비기리.
그런데 이상하다. 다른 종족들의 UU모임임에도 여기만 오면 어쩐지 동포교회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마음이 푸근하고 그렇게 편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가르침도 분위기도 그리고 사람들도...언제나 나를 한없이 행복하게 만든다.
방금 만난, 언어와 혈통도 다른 이방사람들 속에서 '내게 강같은 평화'와 고향집 같은 푸근함을 주는 그 안락함의 원천은 대체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현재 야심차게 기획 중인 새로운 블로그에서 까밝혀 나갈 예정...
혹시 오해마시기를
로변철이는 불가지론적 무(또는 범)종교주의 성향으로서 특정종교나 그룹을 선전포교하거나 또는 비방폄하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여전히 목마름으로 빛을 찾아 헤매는 갈급한 구도자의 한사람일 뿐으로서 이런 글들은 대륙종횡중 겪는 다양한 영성수련 체험과 느낌을 붓가는대로 쓰는 신변잡기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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