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하버에서 자전거로 10분 거리- 발보아아일랜드의 할로윈을 보러 갔다.
일부러 그걸 보러 간건 아니고 어차피 우리의 산책코스인데 오늘은 기왕지사 밤에 간 것 뿐.
유원지도 아니고 누가 이런 퍼포먼쓰를 기획한 것도 아니다. 그냥 발보아섬 사람들이 이렇게 자기집을 귀신 성황당 같이 꾸미고 각자 재미삼아 변장도 하고 하다보니 동네가 자연히 난장굿판이 되버린거다. 이는 물론 깡통들고 트리트오어트릭하며 사탕구걸을 하러 나온 동네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함이다.
이 아저씨를 보고 정말 놀라 우는 꼬마들도 있었다.
하여간 디스플레이 감각과 재치(어떤 집은 규모마저)가 다들 뒤지게 재미난 '뒤지는랜드'보다 더하면 더했지 뒤지지 않았다.
이런 축제에 대해 겉만보고 무조건 경끼를 일으키는 일부 크리스챤들이 있다. 이해는 간다. 이 무슨 해괴한 귀신놀음이냐. 하지만 넓은 마음으로, 조금만 다른 각도로 해석하면 굳이 쓸데없는 마귀짓거리로만 볼 일도 아니다.
마음의 온갖 어리석음과 악성을 마(魔)로 상징해 묘사하고 있을 뿐이라고 보아 주면 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로변철은 악마와 잡신, 잡념들을 물리치고 자명한 우주섭리에 따라 흔들림없는 성자의 길을 가자는 교훈을 강렬하고도 재미나게 아이들 기억에 심어주자....는 의도의 나름 의미있는 이벤트로 할로윈을 너그러이 해석하는 편이다. 지난 20년 미국시골에 살며 우리 아이들도 늘 가장 재미있어했고 많은 추억을 만든 날이 제성절이었다.
크리스마스도 그 유래가 어떻고 예수가 실존인물이냐 아니냐 따지기 전에 아이들에게 선행을 독려하자는 뜻의 이벤트 축제로 생각하면 된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국 런던 살때 들으니 원래 진짜 제성절(=만성절)은 악귀를 물리친 후 즉 할로윈 다음날 11월 1일이라 한다. 부단한 수행으로 악과 마를 이겨낸 다음날, 앞서간 위대한 스승, 성자들을 기리고 본받자는 날이다.
가면보다 무서운 얼굴-눈빛의 그녀....오늘밤 한 이불 덥고 자야하는데 클랐다....
어른인 우리도 소름끼치는 아줌마귀신. 아이들에게 사탕주려고 자기집 정원에 꾸민 무덤에서 벌떡 일어난다.
이렇게 인형처럼 서 있다가 갑자기 움직여 놀래킨다.
이날, 마침 성격 화통하셔 욕도 잘하시지만 재치와 지성미 또한 겸비하신 (그래서 누이없는 로변철이가 즉석에서 '누나'로 삼은 바 있는)모그룹 미국지사장님의 안사람 되시는 '싸모님' 한분이 갑자기 놀러 오셔서 모시고 셋이 함께 갔었다. 자칭 유명인이시라 얼굴 공개하면 쑤sue -한다고 하셔서 뒷 모습만.
보는 각도에 따라 에쁜 얼굴이 썩은 해골로 변해 보인다.
쥬라식파크를 모티브로 한 이집 디스플에이는 가히 압권이었다. 혹시 주인이 할리웃의 무대장치 전문가?
할로윈 패션도 세련된 동네아이들
가면무도회가 열리는 저택으로 속속 모여드는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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