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노마드의 삶'이란 로변철 같이 실제 전업이동생활 만이 아니고
직장이나 직업, 거주지, 거주국을 계속 바꾸며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포함합니다.
▣ 캘리포니아 포모나 RV쇼.
“저도 로변철씨처럼 캠핑카 타고 돌아다니며 사는게 꿈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여행다니며 살 수 있지요?”
잠수함 항해 중 자신들도 방랑의 삶을 꿈꾼다며 로변철의 처지를 부러워하는 젊은이들을 가끔 자주 만난다.
일단 말리고 본다.
은퇴한 장노년층이 아니라면 십중팔구 그럴듯한 겉모습과 선전에 현혹된 현실도피주의자들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주 우리가 정박 중인 뉴폿둔스에 모인 빈티지 트레일러들. 스스로의 환경과 조건을 신중히 고려하지 않고 이런 이들을 보고 필이 꽂혀 쉽사리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로맨티스트들은 십중팔구 개고생, 후회하기 쉽다.
인터넷, 유비쿼터스의 등장과 함께 언젠가부터 몰아닥친 현대판 유목민 현상. 젊은이들은 계속 직장을 옮겨 다닌다. 도시와 나라를 옮겨 다닌다. 회사, 전문직 때려치고 다방을 차리고 닭을 튀긴다. 내 주변만 해도 이민을 왔다가 그래도 내나라 역이민을 가더니 다시 썩어도 준치라며 재이민을 온다...왔다리 갔다리 인생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사회전반의 노매드 현상에는 그럴만한 사회경제적 이유도 있겠지만 알고보면 무책임한 언론과 각종관련상품제조사들의 교묘한 마켓팅, 여행산업관련기업들의 상술과 선동도 한몫했다. 거기에 꼴뚜기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고 겉멋든 철학자, 지식인들이 일조했다. '어느 곳에도 얽메이지 않는 영혼의 무한자유'니 '카르페 디엠'이니 어쩌니하며(이거 쓰다보니 사돈 남말이 되버리네...)바람을 잡은 것이다. 책장사도 겸해서.
학교,회사,가정을 팽겨치고 뭐 어쩌라고? 배낭으로 자전거로 차로 비행기로 무작정 용기있게 떠나라고?
왜 그래야 하는데? 그래야 우리가 물건 팔아먹지…
술 권하는 사회는 누가 만들었나? 사회학적으로 말고 우선 경제학적으로.
같은 이치다. 작금의 떠나라, 여행하라, 바람잡는 사회는 누가 만들었을까? 두말하면 잔소리.
사람들이 쓸데없이 길바닥에 돈 뿌리고 돌아 다닐때 그걸 줍고 앉아 있는 이들이다.
전업이동생활자의 삶을 꿈꾸기 전에 뚜렷한 목표의식과 가치관의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선택의 이유가 단순히 '붙박이 생활을 견디지 못해서 그 대안으로'가 된다면 결과는 후라이팬이 뜨겁다고 불판으로 뛰어 드는 꼴이 될 수 있다. 전업이동생활은 더욱 힘들고 챨렌지가 많은 라이프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잠시 잠깐 낭만적으로 보일 뿐이다.
▣주거용 잠수함에 보조로 이런 잠수정을 견인해 다니는 fulltimer들이 있다. 우리도
지금의 FJ를 이렇게 개조할까 생각 중...
대부분의 보통평균인들에게는 역시 한 곳에 가능한 오래 뿌리 내린 삶이 맞는다고 본다. 그렇게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유목민 아닌 경작민의 삶이 편하다, 안전하다, 시간, 돈, 에너지 절약된다. 공해유발, 오존파괴 덜한다...
(그리고 여행은 가끔가다 양념으로 한번씩 다녀오면 되자나?!)
잠깐,
여기서 "모든" 전업이동생활자의 삶을 폄하하려는건 아니다. 로변철이가 제 발등에 오줌 눌일 있나. 다만 그것이 누구게나 더 이상적이고 더 나은 삶의 방식인양 선전되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아직 인생전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또는 일하기 싫은 20-30대 젊은이들의 현실도피적 나태한 삶의 방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전업이동생활은 특수한 상황과 부득이한 조건을 갖춘 소수의 별종들(?)에게나 "예외적"으로 적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에게 권할 일은 아니다.
▣ 자전거 라이딩 중 만난 다리밑의 홈리스.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시 엔젤스스태디엄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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