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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도잠함 견인하던 날

부지버스의 시동이 또 안걸리는 바람에 ....하다하다 결국 토우트럭을 불러 견인하는 불상사가 벌어 졌습니다. 


트리플A에 전화하니 처음엔 귀여운 일반 견인트럭을 보냈더군요. 근데 기사가 이리저리 고쳐보려다 안되자 견인은 더 큰 트럭을 불러야 한답니다. 하긴 길이 34피트에 몸무게 10톤 가까운 놈을 끌려면.... 


얼마후 으악, 무슨 매드맥스에 나옴직한 괴물트럭이 한대 지축을 울리며 나타납니다. 얼마나 낡았는지 굴러 가는게 신기했다는...

 영화 매드맥스의 한장면. 검은 연기를 양쪽 굴뚝으로 마구마구 내뿜는 것까지 이 놈과 진짜 비슷했다는.  (사진출처:구글이미지)


RV프리미엄 멥버쉽이 있어서 다행히 토우 비용은 안들었습니다. 반경 백마일 이내 정비소까진 무료라네요.  

집에 캠핑카 가진 분들 참고하시길.  

헌데 기사양반은 몰고온 토우트럭 생긴 꼬라지 보다 더 걸짝이었습니다. 그누구냐, 흘러간 배우 미키루니를 쏙 닮았더군요. 뭔가를 계속 꿍시렁거리며 내내 못마땅한 표정입니다.  달고온 조수분도 만만치 않았는데 오는 길에 대충 홈리스숙소같은데 들려 아무나 하나 찍어 온 듯한...작업복도 안입은 구멍난 난닝구 차림....

          (사진출처: 구글이미지)

은근히 걱정이 되려는데 왠걸, 둘은 절묘한 솜씨로 손발을 착착 맞추며 집채만한 부지버스를 가볍게 트럭 꽁무늬에 연결하더군요. 가히 달인의 경지. 

그 과정에서 잠시 골목길에 교통체증이 생겼는데 화난 운전사들이 뭐라거나 말거나 전혀 개의치 않더군요. 로변철은 민망해서 큰 가로수 뒤에  내내 숨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발 전 미키루니와 구멍난 난닝구가  다짜고짜 공구를 들고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갑니다. 이어 낑낑대며 무슨 길다란 쇠절구방망이 같은 걸 뜯어 내는 겁니다. 연신 F워드를 섞어 뭐라고 계속 투덜 거리면서...


로변철이 놀라서 누가 견인해 달랬지 언제 분해해 달랬냐....물으니까 미키씨 왈, 

그게 드라이브 쉐프트란 건데 말야 when tow a rear wheel drive car, you'll have to disconnect this thing so you don't damage the transmission...이라며 모르면 가만히 찌그러져 있으랍니다. 그러니까 후륜구동차 견인시 꼭 해야하는 조치로 안그러면 트랜스미션이 작살난다는 얘기....오호....

이렇게해서  인근 위네바고 모토홈 딜러 정비소로 갔습니다. 루랄시티 인근에선 여기가 아마도 

제일 큰 RV딜러 일 겁니다. 근 20년전 건물리스관계로 로변철과 안면이 있는 그레그란 분이 오우너인 곳입니다. 과거 아이들을 카톨릭계 사립 세인트존국민학교에 보낸 일이 있는데 그때 같은 학부모로도 몇년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아래 사진은 다른곳인데 거의 이렇게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다음날  다 고쳐놨다길래 가보니 서비스담당 매니저 왈, 배터리와 점화코일을 새로 갈았답니다. 이상합니다.  분명히 그것들은 다 체크했었고 아무 문제 없었는데...하면서도 전문가가 문제가 해결되었다니까 뭐 잘 고쳐진 거겠지 여겼습니다. 정비소 간 김에 오일도 갈고 윈터라이징(상하수 각종 파이프 배관에 동파방지를 위한 부동액을 채우는 것)도 하고....이래저래 거금 6백불이 넘게 깨졌습니다. 딜러 정비소-역시 칼만 안들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삼천포로....)

오늘 수리비로 속이 좀 쓰렸지만 대신 뜻밖에  고무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쇼우룸을 여기저기 어슬렁대다가 우연히 사장인 그레그를 만난 겁니다. 근 15년만인데 나를 어렴풋이나마 기억했고 오피스에 따라가 차한잔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로변철의 잠수함(모토홈) 세계일주 미션트레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바람에 대화는 한시간 반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모태 크리스챤인 그레그가 의외로 너무 진지한 관심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역시 요즘의 많은 노미날(나이롱?)신자들처럼 속마음은 역시나 에그노스틱(an agnostic)이었습니다. 본인들은 자기들을 멋대로 카테고라이즈 한다고 불쾌하게 생각 할지 모르나 지적이고 합리적인 성향이 강한 이들 일수록 그건 거의 예외가 없는 듯 합니다. 


보통은 로변철이 에그노피아 어쩌구하면서 두서없이 스피리츄얼 잇슈쪽으로 화제를 틀라 치면 거부반응을 일으키거나 미친놈 취급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인데...그레그는 결재서류를 들고 찾아온 직원을 한참 기다리게 하면서까지 많은 질문을 해대며 내 말을 경청합니다. 헤어지면서도 손을 내밀며 앞으로 가족같이 생각하고 자주 만나잡니다. 당신 생각과 계획을 존경한다고까지 표현하면서 로변철을 고무하는데 입발린 소리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이거 잘하면 기획 중인 모토홈랠리의 스폰서를 한명 확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수십 아니 수백대의 코스믹 캠퍼 모토홈들이 광활한 대륙을 종횡으로 누비며 캐라번 랠리를 펼치는 장면...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뜁니다.  


그런데  그건 그렇고 다시 귀신들린 뻐스 이야기로 돌아와서, 

고친 후 정비사 앞에선 아무 탈없던 부지버스-벡트라, 집에 오니, 이런 이런 다시 같은 증세가 발생합니다. 그럼 역시나 교체한 배터리와 점화코일의 문제가 아니었단 건데....(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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