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코메디언의 하나님
존재 입증 불필요, 기도나 헌금 안해도
누구에게나 공평히 비추는 은혜....태양신을 섬기자!
조오지 카알린이란 미국 스탠드업 코메디언을 아는 한국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교포들 중에도 혹 아시는 분 중엔 분명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을 테다. 노인네 입이 너무 걸져서...다. 유치찬란의 극치에 저질언어가 난무하는 전형적인 미국 스탠드업 코메디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위선적인 종교인, 정치인들 때로는 우매한 대중 전체를 희화 폄하하며 통렬이 비판하는 그의 몇몇 쇼는 가히 압권이다. 재치와 센스가 작렬한다. 속이 후련하다. -이 양반의 영어는 속사포라도 발음이 정확하다. 영어가 쎄칸랭귀지인 우리들도 알아 듣기가 쉽다- 하여간 명불허전. 가히 스탠드업 코메디의 전설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돌아가신지가 꽤 됐는데도. 지금도 난 가끔 그 할배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지난주 파리에서 이슬람급진 원리주의자들 시리아의 이슬람국가 태러리스트들이 테러를 일으켰을때도 그랬다. 문득 조지 카알린의 추억의 쇼 중에 하나가 떠올랐다.
성경의 하나님을 믿느니 차라리 조 페시의 야구방망이를 믿겠다던 너스레였다. 그의 단골메뉴 중 하나였던 종교 특히 속칭 개독교도들을 씹는 내용아었다.
조 페시는 한국으로 말하면 조폭영화 단골로 자주 로버트 드니로 조역으로 나오던 왜 그....다혈질에 다소 코믹한 맙스터 롤 연기가 일품이었던 그 성격파 배우다.
조오지 카알린은 주장한다. 조 페시는 예를들어 누구하나 죽여 달라는 어려운 기도염원도 문제없이 들어 준다. 걍 바로 야구방망이로 확실하게 아작을 내준다. 아님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라스베가스 사막에 데려가 산채로 파묻어 주거나. 화끈 명료하다. 그 누구들처럼 착하게 살라느니 이런저런 잡소리 토다는거 없다. 그저 돈(헌금,시주,복채)만 주면 된다. 하나님 부처님 천주님 마냥 이거 도대체 기도염불을 들어 주는 건지 안들어 준다는 건지 뜨뜨 미지근하지가 않다. 그러고보니 한국이름으로도 대충 말 된다.: 조낸팬다→조팬다→조페시..
조오지 카알린은 또 조페시의 야구방망이를 신으로 모시기가 정 싫은 사람은 썬 워시퍼 sun worshiper가 되는건 어떠냐고 제안한다. 이유는 태양신도 조페시처럼 분명하고 화끈하기 때문이란다. 즉 다른 종교 신들처럼 이거야 대체 진짜 있는지 없는건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일단 항상 누구나의 머리통 위에서 찬연히 빛나고 있으니까.
존재증명 불요다. 변함없이 자신의 가치와 영향력을 보여 준다. 포쓰작렬이다. 나아가 기도염불이나 돈 안바쳐도 된다. 태양신께서는 부자건 빈자건 차별없이 1초도 틀림없이 예정된 시간에 어김없이 나타나 고르게 생명의 에너지를 온세상에 뿌려 주신다.
자고로 믿음(신앙 faith)이란 대체 무엇에 말라 비틀어진 건가? 결국 물증도 시원찮고 논증도 안될 때 그렇다고 불가지론자가 되긴 죽어도 싫을때 대충 통빡에 의존해 위안삼아 보겠다는 거 아닌가. 하지만 태양신은 그런 귀신 씨나락의 믿음을 요구하지도 않고 할 필요도 없는 누구의 눈 앞에나 자명한 거부할 수없는 존재다. 에너지의 근원이시며 생명의 원동력이시다.
하긴 로변철이도 언젠가 썼던 글이 하나 있었다. 그건 예전부터 하는 생각이었다.
즉 모든 종교가 기본 뜻은 대동소이로서 결국 모두가 언행을 착하고 바르게 그리고 나 아닌 남에게 배풀며 살라. 그러면 복(천당,극락,낙원)받고 어기면 벌(지옥,연옥, 멸망)받는다....라는 거 아니냐는 거다. 그 이상도 없고 이하도 없다. 세계 4대 종교 아니 동서고금의 모든 종교, 심지어 그 어떤 고목나무, 산신령, 성황당 삼신할매 돌맹이교도 대차 없다. 다양한 해석과 잡소리 고담준론의 쓸데없는 기름끼 다 걷어내고 나면 남는 엑기스는 결국 그거 하나로 수렴된다.
요컨대 말단지엽의 예배방식, 방법을 놓고 내가 옳으니 네가 틀리니 우리가 원조설롱탕이고 너희는 사이비니 사탄이니..... 미숙아들처럼 싸울 일이 크게 없단 거다.
대신 그 모든 신들을 하나의 심발릭 오브젝 symbolic object으로 묶자는 거다. 조 페시의 야구방맹이는 좀 그렇지만 태양은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인식의 지평 저너머 수퍼내추럴계의 대표적 공통 오브제로 정말 쓸만하지 않은가 말이다.
어차피 우리 인류의 조상들은 민족과 지역 문명권을 불문하고 본래 모두 태양신을 섬겼었다. 특히 카톨릭이나 기독교의 거의 모든 주요전통과 교리도 역사를 알고보면 고대 태양신숭배전통에서 연원한다. 예수도 싯달타도 기실 태양의 아들이었다. 오늘날 역사신학자들 간에 이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니까 모든 종파가 자기들의 신을 하나의 지향점, 즉 태양이란 용광로에 다 던져 녹여 심플하게 단일화하자는거다. 태양신교는 돈도 안든다. 굳이 십자가나 성황당이나 불상 같은 걸 만들고 말고 할 필요 없으니까. 왔다리갔다리 시간도 절약된다. 늘 하늘 위에 빛나고 계시니 원하면 어디서나 그 아래 걍 머리 조아리면 된다. 지구별 어디서나 엎드리면 거기가 예배당이 된다.
그렇게 온인류 하늘아래 햇님 하나로 통일하면 될껄 뭐 궂이 파를 갈라 예불/예배를 따로 드리냔거다.
그래도 난 별 문제 없을 거 같다. 오히려 세상은 분란이 줄고 지금보다 훨씬 더 밝아질 것이다. 이번에 프랑스 빠리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이슬람 광신도들이나 나만이 진리라는 폐쇄논리에 빠진 모든 이들, 신앙이 내 해석과 다르다고 돌을 던지고 종교전쟁을 일삼이온 편협한 교조주의 크리스챤들의 어리석은 인명살상도 없었을 것이다.
민족불문 인류의 선조들이 두려워하던 최초의 신, 신당동 원조 떡볶이 아닌 인류의 오리지날 하나님- 태양신으로 다함께 돌아가자!!!....던 조지 카알린의 주장은 사실상 예수의 가르침과 궤를 같이 한다. 예수는 시종일관 사랑을 말했고 사랑의 바탕은 이해와 포용이기 때문이다. 내 믿음에 동의하는 사람만 사랑한다, 나머지는 마귀고 원수니 척결대상이다...라는 건 사랑이 아닌 야합일 뿐이다.
로마제국의 정략적 오도 그리고 중세 암흑시대를 거치며 더욱 기복신앙화하로 왜곡되었고 근세들어 배금주의와 타협하고 정치세력과 야합하면서 완전히 변질되버린 기독교...그 안에 과연 진정한 예수가 존재할까?
현재의 기독교는 거대한 조직의 기성교회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 현대판 바리새파일뿐이다. 오죽하면 젊은이들이 모두 외면하고 심지어 개독교라 비판할까. 우리 크리스챤들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반성과 혁신을 통해 예수의 초기 원본사상을 복원하고 크리스챤의 정도를 회복하려는 움직임들의 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짜가, 사이비 또는 무늬만이 아닌 '리얼' 크리스챤이기를 원하는 로변철.
비록 F워드 난무하던 저질 코미디였다. 하지만 조지 카알린의 쓰레기같은 언어들 속에 담긴 나름의 의미를 크리스챤이라면 한번쯤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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