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엘로스톤 구경 후 80번 타고 시애틀/캐나다 방면으로 가는 길.
미국의 강원도 감자바위-아이다호주에서도 산 중 깊숙한 곳에 어느 도시(도시명이 난데없는 길다란 프랑스어라서 발음이 기억이 안남)에서 생긴 일입니다.
역시 산골 인심이 후하다.
주유소에서 주유 중, 묻지도 않았는데 어떤 아저씨가 제발로 다가와 좋은 정보를 준다.
바로 근처에 시에서 관리하는 무료 덤프스테이션/식수공급처가 있다는 것.
마침 오수탱크는 비우고 식수탱크는 채워야 할 참이었는데 이런 고마울 데가.
덤핑스테이션에서 한참 세개의 (black, gray and fresh)물탱크들을 비우고 채우고 하느라 정신없는데 어쩐지 주변 분위기가 좀 예사롭지 않다. 저 멀리 패트롤카, 언더커버경찰차들이 서 있는 거다.
그리고 뭐랄까, 어쩐지 우리쪽을 감시하는 듯한 느낌...
혹시 우리가 뭐 법규 위반한거라도 있나... 불안한 아들.
근데 캅들은 게속 우리쪽을 향해 있다. 경찰차가 한대도 아니고 두대에 서너명의 정사복 캅스.
일대에는 우리 밖에 다른 사람은 없는데....
결국 뭔일인가하여 주차장 저 끝의 그들에게 뚜벅 뚜벅 다가갔다.
안을 들여다보니 언더커버 SUV안에는 유니폼드 2명과 언더커버(형사)한명이 앉아 있었다.
우리가 식수 채우고 변소탱크 좀 비우는데 동무들 뭐 문제 있냐?
혹시 첨보는 아시안이 모토홈 타고 다니는게 좀 떫어서 그러냐....
(아무리 그랬을라구, 말하자면 그랬다는...)
그러자 차안에 무장하고 앉아있던 경찰들이 손사레를 치며 웃는다.
-아니 그게 아니구 우리가 좀 다른 일이 있어서 그러구만요. 선상님께선 신경끄시고 계속 볼일 보시라우여....
그런데 동무들 우리쪽은 왜들 째려 보고 앉아들 있는거냐, 선량한 인민 불안하게시리....
-아, 안그래도 그러실 듯해서 좀 미안하게 생각하던 참이었구먼이어라우(이게 강원도 사투리 맞나)...하면서 상황 설명을 한다.
듣자하니 이런 스토리;
방금 전에 이 부근에서 단속반이 마약딜러들을 덥쳤단다. 그러자 한 딜러가 팔던 약들을 자기 모토홈의 변기통에 몰래 덤프해 버렸다는 것. 하여 지금 변기탱크를 비워 증거물 확보를 위해 문제의 모토홈을 이 덤프스테이션으로 끌고 오는 중이란다.
'우린 이렇게 먹고 살려고 똥통까지 뒤진다'며 그 중 한 캅이 코를 잡으며 너스레를 떤다.
아, 그랬구나, 난 또...
잠시후, 물 다 채우고 막 뜨려는데 과연 다른 경찰차들의 에스코트하에 마약딜러의 모토홈이 견인되어 덤프스테이션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이야기를 전해 들은 아들이 매우 흥미 있어 한다.
요즘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기절정 미국TV드라마-'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인지 뭔지 즉 고등학교 화학선생이 메쓰(히로뽕?)제조공장을 차려 마약딜러로 이중생활하는 황당무계한 헐리웃스토리...인데
아들, 그 실제 한장면을 보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다시 경찰관들에게 다가간 로변철.
우리 아들이 브레이킹 배드 광팬이라 그러는데 사진 좀 같이 박아 줄수 없을라나.
그러자,
오우, 당연히 그러구말굽쇼!
견인하랴 똥통뒤지랴-콘돔 속 흰가루 찾느라고 바쁜 와중에도 전혀 귀찮은 내색없이 차에서 나와 아들과 포즈를 잡아 주는 아이다호 캅스. You guys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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