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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우리집

플로리다 가는 길


남쪽바다로 이사가는 이야기  

도시의 잠수함-항로를 남쪽으로 틀었다. 지난 한주간  대충 2천마일(3천2백키로)를 달렸다. 

요즘 개솔린보다 갤런에 30-40전이나 더 비싼 디젤인데 거진 100갤런 가까이를 공중에 태워 날린 셈. 

후리웨이변의 후라잉제이에서는 연료 뿐 아니라 LP가스 충전도 된다. 또 물보충에 생활오수와 변기탱크 즉 블랙워터 방출이 가능한 하수처리 시설도 돼있다. 

달팽이처럼 집을 등에 지고 다니는 집시들에게 편리한 주유소. 우린 필요 없지만 샤워시설도 있어 대륙횡단 트러커들이 많이 애용한다.  

후리웨이를 한참 달리다 생각하니 하나 걸리는게 있다. 

그동안 구차니즘으로 그냥 붙이고 다닌 CA 번호판.  아직 몇달 더 유효한 테그가 붙어 있지만 개스스테이션에서 새 MT 번호판으로 교체했다.

잠깐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 순식간에 번호판을 교체해버리는 나의 원더우먼. 근데 아참, 후로리다는 번호판을 뒤에 하나만 부착하면 된단걸 깜빡했네. 앞에다가도 붙이면 공연히 타주차량- 외지인방문자임을 티내고 광고하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 후로리다 경계에 이르러 앞에 것은 도로 떼어 버렸다. 

그간 관통한 아이오아,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테네시, 조지아 그리고 플로리다....

그러고 보니 주로 레드 스테이트-주들....

마주 스쳐가는 저 운전자들 중 반 이상이 이번에 트럼프에게 미국을 통째로 말아 먹으라고 맡긴 리퍼브리칸 꼴통분들.....이라 생각하니 영어로 와이트너클...운전대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남동부의 중심-아틀란타, 그 북동쪽, 둘루스에는 미국에서 3번째로  큰 코리안이민커뮤니티가 있다.  1992년 올림픽 전후로 동포들이 대거 몰렸는데 갠적으로는 여기가 뭐 그리 좋다고? 납득이 잘 안간다. 애틀란타가 딱히 문제가 있다는건 아니다. 남부의 교통요지로 각종 비지니스 인프라가 발달한건 맞다. 하지만 코리안이민자가 살만한 다른 좋은 도시들이 엄청 많은데 왜 하필 좌지아~냔 거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듯 과거에는 어느 도실 가도 꼭 한인타운은 들리곤 했다. .장도 보고 찌게백반도 한그릇 팔아주고. 근데 언젠부턴가 왠지 건너 뛰게 된다.  그냥 패스다.  코리아타운은 사실 어딜가나 거기가 거기, 지역별 특성이나 개성이란게 거의 없다. 간판도 거리도 음식도 사람들의 표정도...

아틀란타를 스쳐 관통한지 얼마 안돼 드디어 나타났다. 

후로리다! 션사인스테이트! 

주경계에 있는 방문기념사진 찍는 곳에서 무료로 원액 오렌지쥬스를 한잔씩 준다. 갈증나던 참에 들이키니 어찌나 시원하던지....역시 OJ는 후로리다...

오랜만에 보는 아틀랜틱 오우션이 반갑다. 남달리 태평양 아닌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NYC)에 첫 발을 딛었던 우리....

잭슨빌 지나 남쪽 어느 바닷가.  

남으로 더 내려오니 조금은 개성이 강하게 생긴 동네 터줏대감들이 나타난다.  북에서 내려온 우리 스노우버드들을 같지 않단 표정으로 한참 꼴아 보더니 갑자기 목젖을 풍선처럼 크게 부풀린다. 겁을 주려고 그러는 모양인데 웃음이 나온다.

으악 저게 뭐야! 기겁을 하고 내 뒤에 숨은 그대처럼 외지인들은 이구아나의 크기와 범상찮은 외모에 첫대면순간 다들 잔뜩 겁을 먹는다, 헌데 알고보면 완전 허당. 이빨도 없는 순둥이들이다.  추위에도 약해 가끔 이상저온으로 기온이 좀 내려가면 길바닥에 즐비하게 죽어 나자빠지는 약골이라고.    

바로 옆에는 이런 우아한 분들도 노닐고  

그로서리 진열대엔 이상한 모양의, 맛도 좀 징그러울거 같은 이름모를 야채, 과일들...이 우리가 서브트로피칼지역에 와 있음을 알려준다.  

하나 특기할건 아틀란타 지나서 거의 사오백마일, 후로리다 95번도로 로 깐 블랙탑 표면 상태가 씰키!....가히 환상이다. 미국도로가 다 이러면 타이어회사들 줄줄이 망하겠다. 

승차감은 최고, 대신에 잠이 솔솔 와서 힘들었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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