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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우리집

폭염을 피해 샌디에고 해변으로 도망 중에...

폭염을 피해 샌디애고 바닷가로 도망 내려왔다가....

새삼스럽게 재발견 중인 샌디애고 뒷골목의 묘한 매력!


나름 잘 안다고 생각하던 도시 샌디애고. 


오가다 자주 들리는 도시고, 과거 속세에서 사업할때 한때 지사 오피스를 내고 오렌지카운티에서 부터 매일 6개월을 출퇴근한 적도 있는 곳이니...호랭이 담배먹던 시절 이야기지만...


근데 이번에 폭염을 피해 머무는 중 그간 미처 보지 못한, 샌디애고의 또 다른 면모들을 발견 중이다. 

비지니스맨, 관광객의 시각으로 만났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  

베가본드의 스텔쓰모드로 노숙하며 좀 더 깊숙히 그들 속으로 들어가 약간 다른 앵글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리라....



멕시코서 귀환 후 지난 몇주, 

오전 중엔 주로 휘에스타섬을 줄창 바라보고 앉아 있다가 


점심 후 오션비치, 코로나다, 미션베이, 라호야비치...로 순찰 한번 돌며 지내는 중 


로변공화국 정부청사에는 바퀴가 달렸으니 청사이전은 식은 죽 먹기.  


사람도 그렇치 않은가, 


공적으로 만나 알던 사람을 나중에 사적으로 다른 국면에서 겪어 보니 앗, 이 친구가 이런 면이 있었네, 정녕 이런 사람이었어?....하게 되는 경우.  


도시도 그렇다.  어떤 각도에서 어떤 자세와 앵글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세련된 깍쟁이 모습의 비정적 현대도시는 어디로 가고 털털하고 구수한 올드타운의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샌디에고.  


여전히 건재한 50~60년 역사의 싸구려 히피 여인숙. 



캘리포냐( 아니, 미국?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피어. 과연... 


핼프미....앗, 고래가 낚인 걸까? 


마리화나를 소재로 한 물건만 모아 파는 가게.  


연휴에 비치에 몰릴 젊은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아예 해변의 한 블락을 경찰들이 점거, 모바일 워치타워까지 세워놨다. 이런 모습마저 70-80년대 우드스탁 시절을 회상케한다. 





이러고 업타운을 활보하고 다녀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동네 분위기


30년전 그 모습 거의 그대로인 골목 귀퉁이  




멀쩡한 집 놔두고 커다란 모토홈에 험머를 끌고 다니며 시원한 바닷가를 전전하며 사는 

흑형 스탠 아저씨. 



젊어서 배밑바닥을 수리하는 커머셜 다이버로 일하다 부상으로 일찍 은퇴,  연금으로 근근히 살아가던 중 3년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완치 후 오랜 소송끝에 최근에 보상금 30만불을 추가로 받아 전화위복...의 조금은 더 풍요한 노후를 즐기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늙으막에 돈이 무슨 소용이냐며 어려운 주변사람들에게 베풀며 사시는 독실한 크리스챤 노인네.  이날도 독립기념일 겸해서 어려운 친구들 몇을 불러 주차장에서 바베큐나 굽자며 며칠을 자꾸 이야기 하시길래 마지못해 느즈막히 갔더니...윽, 친구들이 왜이래?  


차를 수리하다 알게된 이들이라며 일단의 라티노 청년들을 소개한다. 


총상으로 한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하고 다니는 찰리(포니테일)가 두목같이 보인다.  담치기로 국경을 너머 온지 얼마 안됐다는 또다른 찰리(빨간바지)가 아마도 넘버2 같고....그외 영화에서 많이 본듯한 스킨헤드에 험상궂은 얼굴의 몇몇 똘만이들도 나타난다 ....


세수대야 인상들은 좀 살벌하다만....원래 이런 애들이 알고보면 더 순진한 법. 일단 솔직, 담백하고 씩씩해서 남자답다. 


언어는 거의 안 통해도 같이 웃고 떠들다보니...갱단만 아니라면 전부 동생 삼고 싶다. 정이 간다. 찰리에게 약속했다. 나중에 모토홈 세차나 수리등 노가다 필요할시 동생들한테 연락키로.  


짭새들이 주변을 빙빙 돌며 째려보자 점잖게 다가가 안심시킨 후 쫓아버리는 흑형 아니 흑할배-스탄아저씨...정녕 포쓰 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