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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생존기법

무임승차로 초호화생활 맛보는 요령

얼마전 인생선배 중 한분이신 JR형님의 "내 돈 안쓰고 졸부처럼 즐기며 사는 요령"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이 떠올랐다. 얼마전 겪은 유사 경험이 생각나서다.  



물론 JR형님은 같은 백수라도 로변철과는 급수가 다른 분이다. 일찌감치 어지간한 졸부를 능가하는 부를 축척하셨다.  35년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연전에 서울로 주요 거점을 옮기신 이후에도 자주 태평양을 넘나들며 두 내외는 폼나는 은퇴생활을 만끽하고 계신다. 


그런 JR형님이 술자리에서 설파하신, 상위 0.1% 초호화생활 무임승차법은 이러하다.  


일단 원초적 욕구가 해소된 인간은 이제 풍족한 의식주에 만족하지 않아. 이제는 유명세, 명예를 원하기 시작하지. 필요 이상의 큰집, 호화저택, 고급차, 명품 옷, 값비싼 각종 콜렉션....폼생폼사에 목숨을 거는 거야. 그 내심에는 아닌 척들 해도 결국 다 남보다 잘나고 싶은 마음, 과시욕이 도사리고 있거든. 


헌데 다른 원초적 욕구와 달리 혼자서는 충족이 안돼는게 과시욕이야. 으시대려면 누군가 구경꾼, 박수부대가 필요하단거야. 문제는 아무나는 안돼고 나랑 수준이 맞아야지. 그래서 졸부들은 늘 자신의 과시욕 해소를 해줄 적당한 인물을 물색하며 늘 주위를 살피고 있지.  


하여 내 돈없어도 어퍼클래스의 호의호사를 누리는 간단한 한가지 방법은 그런 졸부, 거부가 된 이들의 칭송자로 간택되기만 하면 된다는 거야. 요즘 졸부 많은 대한민국에선 그런 기회는 흔하지   


이때 중요한건 그들과 놀아줄때 최대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주면서 립서비스를 부지런히 해주란 거야. 가능한 자주 놀란 토끼눈으로 '와우, 오우'하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말이지. 이번에도 졸부 친구 몇놈의 박수부대 해주면서 무임승차로 요지경 서울 호화생활 실컷 즐기다 왔다니까...     


동가숙서가식 각지를 방랑하다보니 동방에서 뿐아니라 사방에서 귀인이 나타난다. 원래 알던 친지,친구들도 있지만  오가다 그냥 만나 스치는 '하룻밤(또는 한끼식사, 차한잔)에 만리장성' 인연도 많다. 인종,국적불문이다.   


들의 집(또는 RV), 비지니스, 소장품, 사시는 모습... 두루 공짜 구경하고 때로 과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물론 그간 우리가 만난 분들은 알부자라도 소박하고 겸손하게 사시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하지만 간혹 JR형님의 서울 친구들과 같은 이들이 있었다. 

그 중 압권은 미네통카 호숫가 대저택을 구경 시켜준 어떤 사람이다. 과거 대저택 전문 하우스플리핑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그 집 지하에는 으리으리한 와인창고 한편에 멋진 홈바가 있는데 장식장 뒤 은밀한 곳에 작은 스위치가 있다. 

그 스위치를 누르니 벽이 스르르 돌며 비밀의 방, 미국사람들이 말하는 일명 '패닉룸'이 나온다. 강도가 들거나 폭동/핵전쟁이 났을때 그리로 들어가 안에서 금고식의 철판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면 밖에서 절대 열 수 없다. 한동안 그 안에서 외부와 통신하며 자체생존 할 수 있는 셀프서스테인 설비가 갖춰진 공간이다. 이건 뭐 007영화도 아니고. 그 안엔 다시 한편에 성인 여럿이 동시에 들어 설 수 있는 병기고가 있었다. 

JR형님의 농반진반 이야기를 듣자니 문득 그날 프랑스직송 보졸레누보를 함께 홀짝거리며 그집 주인이 취미로 수집한다는 명품 권총, 샷건, 기관총 등 수십종의 각종 병기들을 구경하던 생각이 난다. 립서비스로 "오우 대단해, 와우 굉장해...."를 연발해 주면서.